막 버무려 담근 '막김치'
막 버무려 담근 '막김치'
  • 노정희
  • 승인 2019.10.18 00:0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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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산균에 의해 발효된 식품
김치는 반찬을 넘어 부식으로
막 버무려 담근 '막김치'
막 버무려 담근 '막김치'

배추가 ‘금추’가 되었다. 이맘때면 푸성귀가 지천일 텐데, 가을장마로 인해 배추 생육에 지장을 준 것이다.

한국 밥상에 김치가 빠지면 왠지 허전하다. 김치는 밥반찬을 거쳐 이미 하나의 부식으로 발전하였다. 아무리 배추가 금값처럼 치솟는다고 해도 고깃값만 하랴. 아직 속이 꽉 여물지 않았지만, 그런대로 김치는 담글만하다. 배추를 막 썰어 절구고, 양념에 막 버무려 ‘막김치’ 담근다.

오래전부터 재배되어온 배추는 김치의 주재료로, 무· 고추· 마늘과 함께 우리나라 4대 채소에 속한다. 우리 조상은 채소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햇볕에 말리는 건조법을 사용했다. 그러다가 소금에 절이게 되었는데 그것을 ‘물에 담근다’라는 뜻의 ‘저(菹), ‘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는 ‘침채(沈菜)’라고 하였다.

침채라는 말이 세월을 거쳐오는 동안 ‘침해’, ‘담채’, ‘김채’로 변화하면서 나중에 ‘김치’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지금과 같은 김치로 담그기 시작한 것은 배추가 개량하고 발달된 근대에 이르러서이다.

배추에는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양념으로 들어가는 젓갈, 찹쌀풀, 마늘 등으로 인해 영양을 더해준다. 마늘은 곰팡이와 세균의 생육을 억제하는 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맛을 좋게 한다. 고추에는 매운맛 성분인 캡사이신이 들어있다. 고추에 함유된 비타민 E는 비타민C의 산화를 막아주는 작용을 한다. 젖산균에 의해 발효된 김치는 겨울 동안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C를 보급해 주는 영양식품이다.

 

무·배추 캐어 들여 김장하오리다

앞 냇물에 정히 씻어 함담(鹹淡)을 맞게 하소.

고추·마늘·생강·파에 젓국지 장아찌라.

독 곁에 중두리요 바탱이 항아리요.

양지에 가가 짓고 짚에 싸 깊이 묻고 -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