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넝쿨이라는 식물
풍선넝쿨이라는 식물
  • 김외남 기자
  • 승인 2019.07.21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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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중구 번화가에는 벌나비가 없다. 오지 않는다.

 

 

 

풍선넝쿨은 줄기로 뻗어나가는 넝쿨식물인데 하얀 작은꽃들이 무수히 피고 수정된 열매, 즉 풍선들이 오롱조롱 달린다. 무수한 풍선이 열려서 바람에 한들거리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울타리나 난간에 심으면 줄기가 끝없이 뻗어서 귀엽고 예쁜 풍선을 추위가 올때까지 달랑거린다. 아주 작은 꽃인데도 약간 쓴듯한 향기가 있다.  이른 아침인데 어디서 날아왔는지 작은 벌나비들이 몰려온다. 

보도 블록 틈새에서 모종 한포기가 올라왔다. 뽑아버리려다가 잊어버리고 그냥 두었는데 하루가 다르게 키를 키우더니 어느새 담장 위까지 닿았다. 100개도 넘을 풍선을 매단채 무수한 작은꽃이 벌 나비에 의해 수정되어 골목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들며 나며 물도 한바가지씩 준다. 이야기는 벌나비다. 벌나비가 수정을시키지 않으면 우리 사람들은 먹거리가 없을 것이다라는 점이다. 곤충들이 수정을 해야 딸기도 열리고 수박도 달린다. 일일이 인공수정을 하여 수박을 키우는 곳도 본적이 있다.

몇년 전 지인이 시내번화가에 150평 대지에 5층 건물을 지었다. 준공도 덜된 상태이고 회사를 경영하는 분이라 몹시 바빠 내게 건물 관리를 부탁했다. 옛날에 관련책도 사고해서 주택관리 공부를 조금 했다. 후다닥 조경공사도 끝낸 상태였지만 작은 화단도 있었다. 거기서 엘리베이트 안전교육도 대신 받고 소방교육도 받았다. 등기우편물이 오면 사진을찍어 보내면 금방 알수 있고 자신의 일에 지장이 없어서 좋아라 했다. 화단에 풍선덩쿨씨앗을 심으려고 흙을 팠다.

'세상에 이럴수가' 위에만 10센티가량 흙으로 덮어두고 나무뿌리의 비닐끈도 풀지 않은채 공사하고 남은 시멘트 덩어리와 잡쓰레기를 가득 채워놓았다.  조경업자들의 얄팍한 속셈을 욕지거리를 하며 흙을 한구루마 사서 복토를 하고 뿌리의 비닐끈도 끌러주었다. 화초를 심고 씨앗을 심고 부지런히 물을 주었다.

덕분에 무럭무럭 자라서 줄기도 뻗고 꽃도 피워주었다. 그런데 풍선 열매가 달리지 않는다. 어떻게 된일일까 관찰을 했다. 꽃은 무수히 피었지만 벌나비가 한마리도 오지 않았다. 아하 시내 번화가에는 벌나비가 없구나. 그래서 수정이 안되니 어떻게 열매를 맺는단 말인다. 사람으로치면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번화가 시내 도심지가 좋긴 하지만 매연이랑 공기의 질이 얼마나 좋지 않으면 벌 한마리 오지 않을까. 자연환경으로 볼 때 사람 살 곳이 못된다고 나혼자 결론지었다. 그래서 꽃피는 종은 아예 심지를 않았다. 우리집은 수성구에 있다. 외곽지에 산다고 없신여길지도 모른다. 차들이 덜 다니니 매연도 적을테고 어디서 날아 왔는지 벌나비가 윙윙대는 이른 아침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