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병원과 보약이 필요 없어요" 게이트볼
[생활체육] "병원과 보약이 필요 없어요" 게이트볼
  • 오금희 기자
  • 승인 2019.04.04 10: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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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과 보약이 왜 필요하죠.” 게이트볼협회 실버 평균 연령이 따~악 75세
팀원들의 당찬 속사정과 숨어있는 달달한 속살을 하나하나 벗겨 볼까요
팀별 게임 장면
팀별 게임 장면

“병원과 보약이 왜 필요하죠.”

대구 동구체육회 게이트볼협회 실버 평균 연령이 따~~악 75세. 그 건강 비결이 과연 뭘까? 팀원들의 당찬 속사정과 숨어있는 달달한 속살을 하나하나 벗겨본다.

게이트볼로 활력을 되찾고 당당한 은빛 오후를 즐기는 단체를 찾아 대구 동구의 한 게이트볼 구장을 찾아갔다. 꽃샘추위와 강바람이 연일 시샘을 부리는 가운데도 30여 명의 회원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뤄 탁 탁 탁 공을 치느라 몸놀림이 분주했다.

이날 찾은 단체는 동구체육회 게이트볼협회(회장 이상철.83)로 동구에 거주하는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1981년 개장한 이 구장은 회원이 많을 때는 130여 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했다. 이곳은 게이트볼 운동 외에도 어르신들이 모여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며 소통하는 창구이자 어르신들의 놀이터다.

동구게이트볼협회 게이트볼 구장은 지하철 1호선 동촌역에서 하차, 도보로 5분 거리(동구 해맞이다리와 희망교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분홍 분홍한 데이트장소? 팔순축하잔치 장으로 변신?

동구체육회게이트볼협회 박원준(80) 사무국장은 "게이트볼협회 회원들 중에는 부부회원도 몇 쌍이 되며, 워낙 화목한 분위기다 보니 가끔 분홍빛 커플들도 탄생한다"고 살짝 귀띔을 해주었다. 집에만 누워 있었으면 초콜릿과 사탕을 주고받는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를 어떻게 알았겠냐고 한다. 이곳에 와서 정보를 듣고 나누다보면 세월도 잊고 젊은이로 되돌아가 회원들 간의 부러움을 사는 커플도 탄생한다.

이런 재미 외에도 이 경기구장에 나오는 회원들 중에서 팔순이나 생신날이면 자녀들이 찾아와 큰 절 올리며 푸짐한 음식을 대접할 때 가족 같은 색다른 묘미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어쩌다 그날 기분이 좋아 경기가 잘 풀려 팀원들이 퍼펙트가 나오는 날이면 경기종료 후 작게는 커피· 과일·주전부리에서 조금 더 나아가면 막걸리 파티가 벌어진다며, 세상에 이보다 더 좋은 만남이 또 있을까 싶다고 했다.

단체 회원 기념사진
회원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구수한 인정이 넘쳐나는 분위기로 인해 이 협회는 대구시 및 지방 게이트볼대회에 출전해 2018년 고령 금관기 대회 우승 외에도 받은 트로피만도 셀 수 없이 많다.

 광주와 달빛 동맹으로 지역간 벽을 허무는 통로 역할

특히 2018년 광주와 달빛동맹을 맺고 선수들이 평소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내고 스포츠를 통해 우호증진의 계기를 펼친 친선경기는 지역 간의 쌓인 갈등과 선입견을 버리고 벽을 허무는 계기가 된 뿌듯한 행사였다며, 앞으로도 이런 친선 경기는 자주 마련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동구체육회게이트볼협회 회원들 휴식시간 게이트볼이 최고야!!
동구체육회게이트볼협회 회원들 휴식시간, 게이트볼이 최고야!!

점심시간이 갓 지난 오후 시간, 게이트볼 구장 앞에는 푸른 금호강과 뒤에는 벚꽃과 개나리가 만개한 자유로운 공간에서 회원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탁 탁 공을 치는 소리와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퍼져나간다. 박원준 사무국장 입을 빌려 구장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어서 일까? 경기장을 자유롭게 오가는 회원들이 친구나 가족처럼 편안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치매 예방에 최고, 스포츠 전문지도자로부터 무료 강습

40여 년 째 게이트볼로 체력을 단련시켜온 최고령인 김남도(90)어르신에게 게이트볼의 매력이 무엇이냐고 묻자 작은 공터만 있으면 큰 장비 없이도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이 최고 의 장점이라고 하셨다. 또한 회원등록만하면 구청 스포츠지도사가 나와서 개별 또는 단체로 경기하는 방법을 무료로 가르쳐 주고, 하루에 1~2시간 보름에서 한 달여간 스포츠 지도자로부터 강습을 받으면 수료증이 나온다고 하셨다. 이 수료증만 있으면 전국 어느 게이트장에서 운동과 선수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각종대회 수상 트로피
각종 대회 수상 트로피

건강보험료를 돌려 달라!

김남도 어르신은 “게이트볼 게임은 축구나 테니스처럼 과격하게 움직이지 않고 할 수 있는 운동이다. 하지만 상대방 공을 따돌리려면 머리를 써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치매예방에 최고다. 게이트볼을 치면서 병원갈 일이 없다. 나처럼 이렇게 병원을 가지 않는 사람은 건강보험료를 돌려줘야하는 것 아니냐” 라며 미소지었다. 김 어르신은 "언제부턴가 게이트볼은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나 하는 운동으로 치부되어 타 종목으로 밀려나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게이트볼 구장에서 만난 이상철 회장은 훤칠한 키에 검다 못해 구리 빛이 감도는 건강한 안색에서 팔순 중반의 나이는 찾을 수가 없었다. 그저 건강한 70대 중간 혼남으로 보인다고 말하자 과분한 칭찬에 기분이 좋다며 자신의 건강 비결은 350일을 게이트볼과 함께하는 것이라며 수줍게 웃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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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트볼은 어떤 운동?

대구시게이트볼협회를 총괄해 이끌어오고 있는 성효준(79) 대구시협회장의 설명으로 게이트볼의 장점과 애로 사항, 경기 규칙 등이 무엇이 있는지 자세하게 알아보았다.

성 협회장은 게이트볼의 장점으로 첫째, 할아버지, 아버지, 아들 3대가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이며, 둘째 넓은 운동장이 아닌 좁은 공간에서도 운동이 용이하다는 점, 셋째 남녀노소 불문하고 연 3만 원의 적은 비용으로 가장 효율적인 운동을 할 수 있는 종목이라고 꼽았다. 이 외에도 게이트볼의 장점은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다며 게이트볼 종목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정한 게이트볼 마니아라는 느낌이 들었다.

한편 성 협회장은 연 15회 이상 각종 대회를 참석하려면 대구시에서 지원해주는 경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예산의 부족을 호소했다. 그 외에도 부족한 휴게 공간과 폭염과 한파 특히 눈과 비가 내리는 날은 운동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것이 제일 안타깝다고 했다. 타 시도처럼 날씨와 상관없이 게이트볼을 즐길 수 있는 전천후 실내 게이트볼 구장 마련이 시급하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대구시 생활체육 종목이 40여개에 달하지만 그중에서도 으뜸은 게이트볼이라며 엄지 척 손을 치켜세우며 환하게 웃었다.

게이트볼 구장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다. 어르신들의 체력 단련 공간이고 제2의 삶의 휴식처이자 안식처다. 실내 게이트볼 구장이 하루 빨리 만들어지길 기대해본다.

 

팀 게임 장면
팀 게임 장면

◆게이트볼이란?=영어의 '문'이라는 뜻의 '게이트(gate)'란 단어와 '공'이라는 뜻의 '볼(ball)'이란 두 낱말을 합성하여 만든 말이다.

게이트볼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가 쉽게 즐길 수 있는 스포츠로 T자형 스틱으로 볼을 쳐서 경기장 내 3곳의 게이트를 차례로 통과시킨 다음 골폴에 맞히는 구기운동의 한 종목으로, 경기시간은 30분이다. 경기 규칙이 쉽고 육체적으로도 무리가 없어 다양한 연령층이 즐기며, 특히 노년층 사이에서 여가 활용 스포츠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경기장=주로 인사이드라인이 세로 15m 가로 20m의 규격 코트를 주로 사용하며 우리나라에는 1983년 한국게이트볼 협회가 발족하면서 널리 보급되어 생활체육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게이트볼 용구=T자형 스틱 손잡이의 길이는 60cm 이상으로 하고, 중량, 굵기, 형상 및 재질은 제한하지 않는다. 망치 부분의 주성분은 목질로 하나 균일한 것으로 만들고, 24cm 길이의 원기둥형으로 테이프를 감거나 쇠붙이 등 이물질 등을 붙이거나 가공해서는 안 된다. 스틱 헤드의 직경은 4.5cm이다. 공은 합성수지로 만든 것으로 직경 7.5cm, 중량 230±10g을 표준으로 한다. 볼은 적색 5개(1, 3, 5, 7, 9: 홀수 번호)와 백색 5개(2, 4, 6, 8, 10: 짝수 번호)를 사용하며 숫자는 볼 표면에 5×5cm 크기로 표시되어 있다.

◆경기 규칙=각 팀 5명이 한 팀 2개 팀이 한조가 되어 30분간 게임을 진행한다. 타순은 1번부터 10번까지를 사용하며 먼저 공격하는 팀은 적색 볼을 나중에 공격하는 팀은 백색 볼을 사용한다. 각 타자는 자기 공을 통고한 직후부터 10초 이내에 타격해야 한다.

◆채점 방법=1·2·3게이트 통과시 1점, 골폴 명중시 2점이며 1명이 시간 내 완료하면 5점이 주어진다. 경기시간이 끝났을 경우 선공팀이 플레이를 하고 있을 때는 후 공격팀의 경기자가 종료시키며 어떤 쪽이든 팀 전원이 완료되면 남은 시간에 관계없이 그 팀이 승리한다.

 

◆ 대구시 산하 8개 구 군에 게이트볼 구장이 있다. 시 및 각 구별 게이트볼협회 회장 연락처는 아래와 같다.

○ 대구시게이트볼협회 회장 성효준 010-4501-4365

○ 중구 정규열 010-2217-3764 중구 대봉교 아래

○ 동구 이상철 010-7710-8558 동구 화랑교 아래

○ 서구 박윤기 010-3574-2194 서구 대구의료원건너

○ 남구 신기태 010-3515-5889 남구 중동교 아래

○ 북구 정우상 010-3508-4108 북구 3호지상철 건너 하천

○ 수성구 윤주대 010-8579-3831 수성구민운동장

○ 달서구 이수목 010-3811-8345 달서구 학산공원 내

○ 달성군 임유현 010-8738-8231 화원유천교 다리아래

게이트볼 가입 희망자는 현재 살고 있는 관할 각 구 협의회 대표 전화로 문의하면 자세하게 안내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