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 안에는 파릇한 수박넝쿨이 뻗어가고 있다. 옆 순을 치는 농민의 손길이 바쁘고, 벌은 수정하느라 바쁘게 날아다니고 있다.
옥포 마개뜰은 지역을 대표하는 특산물인 수박과 참외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의 은빛 물결로 출렁인다. 농작물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하듯 한 통의 수박을 얻기 위해 수없이 많은 손길을 거쳐야 한다.
조금 일찍 수정작업한다는 소식을 듣고 비닐하우스를 찾았다. 예전에는 일일이 손으로 수정작업을 했다면 지금은 그 몫을 벌이 대신하여 그만큼 일손이 줄었다고 할 수 있다.
비닐하우스 1동의 크기는 보통 95~100m 길이에 폭이 6m 30cm이다. 벌통은 비닐하우스 1동에 한 통씩 넣는다. 꽃 피는 주기는 5일에서 7일 사이이며 한 번에 수정하면 8일 정도 만에 벌통을 꺼내지만 날씨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한다.
신청용(45. 옥포읍 신당리)씨는 “일찍 모종해 남들보다 일찍 벌통을 넣었습니다. 한 통에 몇 마리인지 알 수는 없지만 대개 한 통에 4판 ~5판이니 벌이 엄청 많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렇다고 이 많은 벌들이 모두 일을 하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일하는 벌은 많지 않습니다. 일벌들만이 수정작업을 하고 나머지 벌들은 놉니다. 그 전날의 날씨에 따라 꽃피는 시간이 달라지는데 벌은 꽃이 피면 바로 그때부터 수정을 합니다”라고 했다.
비닐하우스 안은 3월 초순인데도 한 여름을 방불케 할 정도로 후끈후끈했다. 벌도 생명체라 한창 더울 때인 오후 1시쯤이면 일벌이든 노는 벌이든 더워서 벌통에서 나와 그나마 시원한 곳인 입구 쪽이나 열린 문을 통해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제 벌통을 찾아 들어간다고 한다. 벌이 수정한 후 10일 정도가 지나면 주먹만 한 수박이 달린다. 옆 순 치기는 나무를 가지치기하듯 옆으로 자란 순을 잘라내는 작업으로 벌이 수정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진행되고 있었다. 이 옆 순 치기는 수박이 그릇 크기만 해질 때까지 계속된다.
지난 2월 25일 벌을 넣은 신씨는 일교차가 심해 한 번에 수정이 되지 않아 10일이 지났음에도 벌통을 꺼내지 못하고 있지만 2~3일 내로 벌통을 꺼낼 생각이란다. 지금까지의 수박상태는 양호하다며 비닐하우스 개폐기를 닫는 시간이라며 총총 발걸음을 옮겼다. 이렇게 자란 수박은 5월 중순 이전에 출하가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