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이야기] 큰꽃으아리
[야생화 이야기] 큰꽃으아리
  • 김동남 기자
  • 승인 2021.05.14 1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왠지 나를 위로해 줄 것 같은 꽃

작년 이맘때였던가, 3관문에서 문경새재를 걸어 내려오다 조금 경사진 곳에서 환하게 미소짓고 있는 큰꽃으아리를 만났다. 군락으로 피는 꽃인데 어쩌다 무리에서 떨어졌는지 온통 녹색의 세계에 혼자 우뚝 목을 내밀고 있다. 크기가 국그릇만해서 멀리서도 금방 눈에 띄어 폰을 일단 촬영 모드로 전환하고 달려갔다.

일단 누가 볼세라 빛의 속도로 촬영하고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이 돌아섰다

왜냐하면, 산길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꽃이 아닌데 사람들 눈에 띄어 손이라고 타면 어쩌나 하는 노파심에서이다.

으아리란 이름의 어원에는 여러 가지가 전해진다

산속에서 갑자기 만나 그 크기와 아름다움에 놀라 ‘으아’하고 감탄을 해서 으아리, 보기에 연약해 보여 줄기를 잡아채다 줄기가 끊어지기는커녕 손을 파고 들어 ‘으아’하고 비명이 절로 나온다고 해서 으아리.

어쨌든 우리나라 산과 들에 자생하는 토종 식물이니 이름도 토종답게 잘 지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이름 앞에 큰꽃이란 말이 붙어서 큰 어머니. 큰 형님처럼 정감이 가서 자꾸 불러보고 싶게 한다. ‘큰꽃으아리’

‘당신의 마음은 아름답습니다’라는 꽃말도 큰꽃으아리란 이름에 걸맞게 푸근하게 와 닿는다.

뿌리를 달여서 마시면 관절염이나 허리통증에 효능이 있고 뿌리를 짓이겨 환부에 바르면 어혈이 풀어진다고 동의 보감에도 등재된 꽃이니 우리 조상들은 정말 다양하게 이 꽃을 활용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