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도입 해외에선...
기본소득 도입 해외에선...
  • 김종광, 유병칠 기자
  • 승인 2020.07.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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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는 2016년 기본소득 실현에 관한 국민투표를 실시했으나 77%의 반대로 부결되었다. 제안된 기본소득 안은 매월 1인당 300만원 현금을 지급하는 것이었다. 이 액수는 스위스 국내총생산의 약 30% 해당하는 막대한 재원을 필요로 하고, 기존 복지제도의 축소와 이민자의 대량 유입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많았다고 한다.

핀란드는 2017년 1월부터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시작하여 25세~58세 국민 중 실업급여 수급자를 대상으로 2천 명을 무작위로 선발해 2018년까지 2년 동안 매월 70만 원을 지급했다. 시범사업 목표는 사회보장 제도를 개혁하고 참여와 고용을 촉진시키기 위한 것이었는데, 결과는 고용 촉진이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나 실패로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집권당 입장에서 실패를 자인하기가 어려워 기본소득으로 삶의 질이 향상됐다고 주장했다. 국가 전체를 실험 대상으로 한 것은 핀란드가 유일하다.

캐나다는 2017년 7월 온타리오주가 기본소득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18세~64세 시민들 4천 명을 무작위로 뽑아 1인당 연간 약 1천5백만 원을 3년간 지급하는 실험을 시작했다가 1년 만에 중단했다. 목표는 빈곤퇴치였으나 ‘너무 돈이 많이 들어가고 주민복지를 위한 해답이 아니다’ 라고 온타리오주 아동사회복지부장관이 밝혔다.

인도는 마디야프라데시(MadhyaPradesh) 주의 8개 마을 주민들에게 2011년 6월 ~ 2012년 8월까지 유니세프의 지원을 받아 기본소득 실험을 했다. 성인 1인당 200루피(약 3천3백원), 어린이 100루피(약 1천6백원)을 매달 지급했고 다음해에는 돈을 올려줬다. 100루피는 계란 5개와 쌀 1kg 살 수 있는 금액이었고, 빈곤이 사라지고 주민들의 삶이 점점 바뀌었다.

아프리카 남서부 나미비아는 2008년 1월 ~ 2009년 12월까지 인도와 같은 실험을 했다. 가장 가난한 마을 주민 930명을 대상으로 매달 100나미비아 달러(약 8천원)를 지급했다. 당시 실업율이 60%였는데 이 실험을 한 결과 45%로 감소했다. 성인 1인당 평균소득도 200나미비아 달러(약 1만6천원)에서 389나미비아 달러(약 3만1천원)으로 올랐다. 사람들은 생활여건을 향상하기 위해 예전보다 더욱 많은 돈을 썼고 이로 인해 자연적으로 경제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실험에서 인도와 나미비아는 한계가 있었다. 지역과 기간이 모두 한정되어 있었고 필요한 기금도 사전에 모았기 때문에 가능했었다. 결국 기본소득제를 운용하려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재원을 조달할 방안이 반드시 필요함을 일깨워 주는 실험이었다는 것이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