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영화] '별들의 고향'
[추억의 영화] '별들의 고향'
  • 김병두 기자
  • 승인 2020.03.16 21:3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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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했던 여자 그러나 우리가 버린 여자 경아! 순수함을 간직한 경아가 남자들에게 버림받고 하늘나라 별이 된 경아의 슬픈 사랑 이야기!

최인호의 소설 ‘별들의 고향’은 1972년 9월부터 1973년 9월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되어 큰 인기를 얻고, 1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이장호 감독은 최인호와 서울고등학교 동창으로 막연한 사이다. 그는 소설의 판권을 사들여 신성일, 안인숙을 주연으로 하용수, 윤일봉, 백일섭을 조연으로 출연시켜 영화화했다.

영화 '별들의 고향' 포스터  '영화포스터로 보는 한국영화 100년' 전시회에서 김병두 기자
영화 '별들의 고향' 포스터 '영화포스터로 보는 한국영화 100년' 전시회에서. 김병두 기자

영화는 경아의 네 번째 남자인 문호가 경아의 시신을 화장해 강물에 뿌리면서 그녀의 슬픈 과거를 추억하며 시작된다. 가난하지만 순수하고 아름다운 여자 경아는 같은 직장 동료인 첫사랑 남자 영석에게 배신 당하고 두 번째 남자인 부유한 중년 남자인 만준과 결혼하지만 남자는 의처증과 경아가 임신 중절한 사실을 알고 헤어진다. 세 번째 남자 동혁은 건달로 경아가 술집 호스티스의 길로 들어서게 만든다. 네 번째 남자인 화가 문호를 만나 동거하지만 행복도 잠시 동혁이 수시로 찾아와 괴롭히고 문호도 알코올 중독과 현실 도피로 경아의 곁을 떠난다. 남자들의 욕망에 희생된 경아는 어느 눈 내리는 겨울밤 벌판에서 수면제를 먹고 하늘나라로 떠난다.

1970년대는 암울한 정치 현실과 청바지, 장발, 통기타, 포크 음악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청년 문화가 태동하던 시기였다. 젊은이들은 자유와 꿈이 좌절되고 세대 간의 갈등과 급속한 산업화로 가치관의 혼란을 느꼈다. ‘별들의 고향’은 그 혼란의 시기에 남성 중심의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경아라는 한 여자의 죽음을 그린 영화로 1974년 4월 26일 국도극장에서 개봉하여 105일 동안 당시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 기록인 46만 4천 명 관객을 동원했다. 또한 이장호 감독의 데뷔작이자 출세작으로 제13회 대종상 영화제와 제1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제2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출품했다.

작은별 가족의 강근식과 이장희가 만든 ‘별들의 고향’ OST 앨범은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한 잔의 추억’, ‘한 소녀가 울고 있네’, ‘나는 열아홉 살이에요’는 큰 인기를 얻어 16만 장이 팔렸다. 특히 이장희의 ‘한 잔의 추억’과 17 세의 윤시내가 부른 ‘나는 열아홉 살이에요’는 젊은이들의 애창곡이 되었다.

영화의 명대사 “경아 오랜만에 함께 누워 보는군”, “제 입술은 조그마한 술잔이에요”, “여자란 참 이상해요. 남자에 의해서 잘잘못이 가려지는 것 같아요” “키스할 때 눈을 감는 거야”는 광고와 개그의 카피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장호 감독은 1945년생으로 홍익대학교 건축미술학과를 중퇴하고 ‘별들의 고향’으로 데뷔하여 어제 내린 비, 바람 불어 좋은 날, 어둠의 자식들, 무릎과 무릎 사이, 어우동, 이장호의 외인 구단 등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영화를 감독했다. 제19회 · 제21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영화배우 이영호가 그의 동생이다.

경아 역을 맡은 안인숙은 1952년생으로 KBS 어린이 합창단과 최훈 감독의 ‘부부 조약’의 아역 배우 출신으로 ‘별들의 고향’ 한편으로 최고의 여배우가 되었고, 그 후 미도파백화점 박영일 사장과 결혼해 영화계를 은퇴했다.

경아의 첫 번째 남자 영석 역의 하용수는 1950년생으로 한양대학교 행정학과 출신으로 TBC 방송의 탤런트로 데뷔하여 혈류, 물보라, 종점 등에 출연해 영화배우로 활동하다가 1980년대 패션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최민수, 이정재, 주진모 등 배우들을 데뷔시켜 인기스타로 만든 역할을 했다. 2019년 1월 간암과 뇌경색으로 68세로 세상을 떠났다.

최인호는 1945년생으로 연세대학교 영문학과 출신으로 서울고 2학년 때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 ‘벽구멍으로’ 가작에 당선, 문단에 데뷔했으며 1973년 28세에 조선일보에 ‘별들의 고향’을 연재해 큰 인기를 얻었다. 그 후 '적도의 꽃', '고래 사냥', '겨울 나그네', '상도', '잃어버린 왕국', '불새', '깊고 푸른 밤' 등으로 인기 소설가가 되었으며. 그의 소설은 대부분 영화화되어 흥행에 성공하였다. 현대문학상 신인상, 이상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동리목월문학상과 제24회 대종상 영화제 시나리오상, 제21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시나리오상, 2013년 제3회 아름다운예술인상 대상을 수상했다. 2013년 9월 68세를 일기로 침샘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우리들이 젊은 시절 좋아하고 사랑했던 영화 ‘별들의 고향’ 원작자인 최인호 소설가뿐만 아니라  남자 주인공인 문호 역의 신성일, 경아의 첫 남자 영석 역의 하용수도 모두 우리 곁을 떠나 하늘의 별이 되었다.

그 후 하길종 감독의 장미희 신성일 주연 ‘속 별들의 고향’은 1978년 11월 명보 극장에서 개봉하여 29만 8천 명의 관객을 동원하였으나, 이경태 감독이 유지인 박근형 주연의 ‘별들의 고향 제3부’는 1981년 11월 아세아 극장에서 개봉하였으나 4만 9천 명의 관객 동원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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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재구 2020-03-18 13:49:23
워낙 유명한 영화라서 오래도록 영화를 좋아하는 매니아들에게는 전설과 같은 영화이기도 합니다.
요즘시대에서는 그시대의 남자중심 세계관에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하게 되네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불행한 삶을 사는것이 그여자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남자에게도 문제가 있는거죠. 우리들에게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라고 봅니다

오주석 2020-03-16 22:17:14
'별들의 고향' 신문 연재소설을 매일 챙겨읽었던 젊은 시절이 그립습니다. 영화도..OST도 아직 생생하고 귓가에 맴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