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2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사라져 가는 것들] ‘소평마을’ 이야기 (66)논매기로 지샌 여름 [사라져 가는 것들] ‘소평마을’ 이야기 (66)논매기로 지샌 여름 여름은 논매기의 계절이었다. 모내기 마쳤다고 채 기뻐할 겨를도 없이 논매기 때가 닥쳤다. 찌는 듯 한 무더위 속에 벼들은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늘의 명령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었다.‘기회는 찬스다’ 사방이 무논이라 모기도 맘껏 알을 낳고 새끼를 길렀다. 낮에 무더위 속 논매기로 지친 농부가 죽은 듯 쓰러져 자면 모기들은 밤새 파티를 벌였다. 여름밤은 사면문가(四面蚊歌, 모기들이 둘러싸고 부르는 노래)에 깊어갔다.농부는 논매기로 날이 새고 날이 졌다.햇살은 강렬했다. 반소매 남방셔츠에 드러난 맨살이 따가웠다. 햇살에 비하면 농부의 테마 기획 | 정재용 기자 | cjaey@naver.com | 2022-07-25 10:00 [사라져 가는 것들] ‘소평마을’ 이야기 ㉚개 팔자가 상팔자? [사라져 가는 것들] ‘소평마을’ 이야기 ㉚개 팔자가 상팔자? 소평마을에서 개는 소 다음으로 꼽는 가축이었다. 개먹이기는 여러모로 편리해서 집집마다 한두 마리는 기본이었다. 처음은 강아지로 시작했다. 닭 두어 마리 팔면 갓 젖 뗀 강아지 한 마리를 살 수 있고, 아침에 밥찌꺼기 조금 주면 나머지는 알아서 해결하니 키우기 좋았다. 외딴 마을의 치안은 오롯이 개 담당이었다. 낮에는 농사일로 집을 비워 놓고 밤에는 피곤에 지쳐 골아 떨어져도 개가 있으면 든든했다. 그러다가 목돈이 필요하면 시장에 내다 팔고 다시 강아지를 사 들였다. 팔려 간 개 생각에 집안이 텅 빈 것 같았다. 식구 모두가 한 동안 테마 기획 | 정재용 (엘레오스) 기자 | cjaey@naver.com | 2020-08-12 17:00 처음처음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