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소리를 일으키며 힘차게 공중에서 내려꽂히는 스매싱(smashing)과 함께 울리는 라켓과 셔틀콕의 경쾌한 마찰음이 여명을 밝힌다.

입춘이 지났지만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로 쌀쌀한 16일 오전 8시 이른 시간임에도 영하의 추위를 아랑곳 하지 않는 실버 동호회원들의 힘찬 함성으로 아침을 시작하는 산우회(회장 박재숙 65세, 여) 배드민턴 클럽을 찾아가 보았다.

예천의 진산인 흑응산 정상 능선(서본리 산14)에 있는 배드민턴장은 매일 아침 6시부터 10시까지 산우회 회원들이 운동하는 전용구장이다. 이곳은 눈비가 내려도 왠만해서 쉬지 않고 일년 내내 운동을 즐기고 있다.

예천에 배드민턴이 처음 보급된 것은 1985년이며 산우회는 1987년에 창단 됐다. 초대회장은 정일창(77세)씨로 50대 초반 20여명의 회원들로 출발해 현재 4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예천의 대표적인 배드민턴 클럽이다

산우회는 매월 1회 전체 회식과 년 1회 선진지 견학을 실시하고 있으며, 회원 연령층은 40대 후반부터 7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연장자는 김욱(94세, 남)씨로 창단 맴버이며 아직도 복식 경기 2게임 정도는 뛸 수 있을 정도로 젊음을 과시하고 있다.

산우회 배드민턴장은 해발 217m 흑응산 정상에 위치해 있어 1.0km 이상 산길을 걸어야 도착 한다. 흑응산 등산로는 초보자들의 경우 거친 숨을 내쉴 정도로 오르막이 가파르기에 배드민턴 실력 못지않게 등산 실력도 좋아야 한다.

수십년간 등산과 배드민턴으로 단련된 산우회 회원들은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지교육을 실시할 정도로 건강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인 탓에 지금까지 '심정지' 등 돌연사가 한건도 없을 정도로 회원 모두 건강을 자신하고 있다.

산우회 창단 맴버중 현재 10명이 활동하고 있는데 산우회 클럽 소속 선수들이 주축이 된 예천군 배드민턴 연합회는 그동안 도단위 대회에서 군부 13회 연속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산우회가 있기까지 그동안 많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창립당시는 한두 사람이 겨우 지나다닐 정도의 좁은 오솔길이었다. 이후 회원들이 자력으로 길을 넓히고 십시일반으로 힘을 보태어 어엿한 배드민턴 전용구장이 마련됐다.

권기대(65세)씨는 "매일 새벽 흑응산 정상에서 운동하고 회원 전체 아침밥을 같이 해먹을 정도로 회원간 친분이 두터운 산우회가 있어 아주 좋다"며 동호회에 대한 깊은 애정을 과시했다.

지난 1월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박재숙 회장은 "우리 클럽은 산속에 있어 다른 곳보다 공기가 좋고 회원들 모두 한가족 같이 지내며 배드민턴 운동을 통해 건강하고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건강한 백세인생을 위해 꾸준한 운동으로 심신을 단련하고 친목과 화합을 다지는 건전한 실버 동호회 클럽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힘찬 포부를 밝혔다.

배드민턴은 순간적인 전신운동으로 신경계의 발달과 함께 호흡 순환계의 발달에 도움이 되고 내장기관을 튼튼하게 한다. 최고 속도 시속 330km로 KTX보다 빠른 셔틀콕은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몰입도를 가져야 하기에 정신적 건강 유지에 아주 좋은 운동이다.

언제 어디서나 약간의 공간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인 배드민턴은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좁은 장소에서도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다. 또한 시설과 용구에 큰 비용이 들지 않고, 남녀노소 구애됨 없이 개인의 신체적 특성에 따라 운동량을 자유로이 조절할 수 있다.

‘산우회’ 배드민턴 취미활동 동호회에 관심이 있는 분은 010-3316-6670 으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