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의 입은 입이 아니라....
국회의원의 입은 입이 아니라....
  • 배소일 기자
  • 승인 2024.05.0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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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무례하고 패륜적이며 쌍스러운 무리들!

세계 최고의 언어인 한글은 예로부터 일상에서 쓰는 말에서도 품격과 지켜야 할 도리가 따로 있었다. 사람을 귀하게 여겨서 사람의 신체 부위 이름까지 짐승의 신체 부위와 구별하여 불렀다. 품격이 떨어지거나 몰상식한 사람은 평소 축생의 신체 부위를 사람의 신체 부위 대신 입에 달고 살아 품위가 저급하고 듣는 사람이 매우 역겹고 불쾌할 때가 많다. 

​사람이 말하고 음식먹는 ‘입’이라는 말을 물고기에게는 쓰지 않는다. 물고기의 입을 ‘아가리’라 한다. 개나 소의 그것을 ‘주둥이’라 하지 ‘개 입’, ‘소 입’이라 하지 않는다. 새의 그것을 ‘부리’라 하여 사람의 입과 구별한다. 머리를 두고도 ‘대가리’라 부르지 ‘물고기 머리’ ‘개 머리’라 하지 않고 ‘생선 대가리’ ‘개 대가리’ ‘소 대가리’라 칭한다.

​지난 정권에서 북한의 김여정이 문 전 대통령을 빗댄 욕설로 ‘삶은 소대가리’라 한 것은 매우 무례하고 국민으로서 용서할 수 없는 불쾌한 말투여서 진영을 떠나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하지 않았던가!

사람이 먹는 건 ‘음식’이지만, 소에겐 ‘여물’이고 새에겐 ‘모이’이다. 사람에겐 남자, 여자로 성별 구분하지만 이걸  '남자 소, 여자 개'라 하지 않고 ‘수컷 소’ ‘암컷 개’ 또는 ‘숫소’ ‘암캐’라 칭한다. ‘암컷’이라는 말은 축생을 대상으로 하는 명칭이다.

사람들이 다툴 땐 상대를 비하하여 서로 부아를 돋을 때가 많이 있다. 이때 상대의 신체 부위를 축생의 신체 부위 이름으로 들먹이며 욕을 해댄다. ‘말 그만해’라고 할 것도 ‘아가리 닥쳐’라고 말한다. 듣기만 해도 화가 나는 말이다. 매우 쌍스럽다.

정치인의 말 쓰임새가 쌍스럽고 저급하여 정치 철이면 연일 국민들의 원성을 듣는다.  특히 여의도에서는 언어의 도덕성이 시대에 맞지 않게 역주행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어느 장관이 ‘여의도 사투리’라고 뼈아픈 지적을 했는데 국민 대부분이 수긍했다. 여러모로 맞는 말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툭하면 뱉아내는 거칠고 욱박지르는 저잣거리 패륜의 말투는 그야 말로 세계 최고의 한글을 저질의  나락 언어로 망가져 버릴까 두려울 지경이다. 여북하면 '찢죄명'이란 조어가 생겼을까? 

집행유예의 사법처분으로 의원직을 잃고 변호사 자격정지 처분까지 받은 더민주당의 모 의원이  동료 정치인의 북 콘서트에 가서 대통령 부인을 빗대어 ‘설치는 암컷’이라고 매우 거칠고 부적절한 말을 사용했다가 여론이 들끓어 ‘6개월 당원권 정지’ 자체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국민은 이를 용납치 않았다. 아마 '최 모'의원은 사망할 때까지 멍에를 져야 할지도 모를 일이다.

​필자는 지난 4월10일 총선에서는 身言書判을 제대로 갖춘 국회의원을 보유한 22대 국회를 '혹시나' 기대했지만 '역시나'로 무산돼버렸다. 아직은 대한민국의 집단지성은 신언서판이 아니라 진영논리(영남:호남)에 놀아나고 있다는 사실이 한탄스러울 뿐이며 오늘도 그저 신천을 묵묵히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