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시니어] 글쓰기는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것’
[행복한 시니어] 글쓰기는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것’
  • 이상유 기자
  • 승인 2019.04.0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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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에 강하다' 용학도서관 수필반
신현식(용학도서관 상주 작가)수필가의 열강
신현식(용학도서관 상주 작가)수필가의 열강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이나 복지관 등의 글쓰기 강좌에 시니어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 4월 4일(목) 10시 수성구 용학도서관 수필 쓰기 과정 23기 개강식에는 6~70대의 남, 여수강생 30여 명이 등록해 시니어들의 글쓰기 열풍을 실감케 했다.

은퇴 후 4년째 수필 강좌에 참여하고 있다는 김정대(남, 70세) 씨는 노년의 취미 생활 중 글쓰기만한 것이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근력이 다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2014년부터 용학도서관에서 수필 강좌를 담당하고 있는 신현식(72, 용학도서관 상주작가) 교수는 글쓰기 공부에 도전하는 시니어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필 강좌 개설 후 지금까지 수백 명의 시니어 수강생들이 배출되었으며, 김영관(74, 2018년 매일시니어문학상 전체 대상) 씨, 최상근(67, 2018년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및 논픽션 당선) 씨, 김정순(68, 2016년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당선) 씨 등 그동안 전국의 공모전에서 많은 수상자가 나왔다고 소개했다.

수업중인 수강생들의 진지한 모습
수업중인 수강생들의 진지한 모습

글쓰기는 노년의 다른 취미생활에 비해 어떤 장점과 특징이 있기에 시니어들이 꾸준히 몰리는 것일까?

“내가 살아온 날을 글로 쓰면 책 몇 권은 낸다.” 노인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그만큼 이야깃거리가 많다는 뜻이다. 수필이든 자서전이든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소재 즉 이야깃거리다. 사연 없는 노인이 누가 있겠는가? 각자의 삶 속에 녹아있는 수많은 경륜과 체험은 소중한 글감이 되고 읽는 사람들에게 많은 것들을 일러준다. 재미와 감동과 깨우침을 제공한다. 노인은 이야기의 보물창고라 할만하다. 일정 기간 글 쓰는 방법만 익힌다면 누구든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100세 시대 노인들의 소망이다. 신체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노년의 정신 건강이다. 특히 암보다 더 무섭다고 하는 치매 환자는 65세 이상 노인 열 명 중 한 명꼴로 심각하다.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뇌의 활발한 운동이 첫째다. 책을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과정에서 뇌의 운동은 그만큼 활발해진다. 글쓰기는 치매나 우울증과 같은 노년의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을 예방하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다.

글쓰기 공부를 위해서는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다른 취미활동에 비해 특별한 재료나 장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없다. 각 지방지치단체마다 도서관이나 복지관 등에 글쓰기 강좌를 개설해 좋은 시설과 훌륭한 강사를 지원하고 있다. 각종 도서나 자료는 무료로 활용할 수 있고 전문가들과의 상담도 자유롭게 이루어진다. 누구든지 마음만 먹으면 부담 없이 글쓰기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

글쓰기 공부는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훌륭한 작품을 필사하고 습작과 합평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지식이 늘어나고 교양이 몸에 배어 보다 나은 가족관계나 사회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문우들과 친목을 다지고 상호 정보 교환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노년의 쓸쓸함에서 벗어날 수 있고 시사 정보를 얻는 기회가 된다.

꾸준한 글쓰기 공부를 통해 실력을 연마하면 공모전이나 추천을 통해 등단작가의 꿈을 이룰 수 있다. 전국적으로 각종 공모전은 년 중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특히 대구매일신문에서는 65세 이상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니어 문학상을 제정하여 올해 5회째를 맞이하고 있다. 시니어들도 꾸준히 노력하면 작가의 길을 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드물게는 자신의 전문 분야를 살리거나 특이한 내용을 소재로 베스트셀러나 스타디셀러의 작가가 되는 경우도 있다.

노년의 삶이 건강하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남은 인생을 살겠다는 의지와 실천이 중요하다. 지나온 자신의 삶을 객관적인 입장에서 성찰하고 남은 생에 대한 목표와 설계를 분명히 하고 그 뜻을 이루기 위해 노년의 글쓰기는 많은 장점과 특징이 있어 시니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수업후 담소하며 친목을 다지고 있는 모습
수업 후 담소하며 친목을 다지고 있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