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비닐하우스에 때아닌 촛불 소동!
수박 비닐하우스에 때아닌 촛불 소동!
  • 우순자(파란꿈) 기자
  • 승인 2019.04.0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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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포일대 수박 재배 농가 한파로 냉해입어
- 촛불 켜 하우스내 보온 유지
더이상의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 하우스 안에 켜둔 촛불이 애처롭기까지 하다.

만개한 벚꽃으로 꽃놀이가 한창이던 지난 3월 30일, 수박을 재배하는 대구 달성군 옥포면 일대 비닐하우스 농민들에게 비상이 걸렸다.

만개한 꽃을 시샘이라도 하듯 꽃샘추위가 찾아온 것이다. 따뜻한 날씨로 넝쿨이 무성한 농가에서는 일찌감치 부직포 이불을 걷어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한파로 기온이 내려가면서 비닐하우스 내의 수박이 냉해를 입은 것이다.

머리 크기만한 수박이 열렸고, 부직포만 걷어내면 일이 거의 끝난거나 마찬가지여서 피해를 입은 농민들의 시름은 깊기만 하다. 많은 농가가 절반 이상 냉해를 입었거나 부분적으로 냉해를 입었다.

추가 피해를 줄이고 하우스 내의 보온을 유지하기 위해 촛불을 켜고 있다.

농민 김 모 씨는“30여 년 농사를 지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너무나 허탈하다. 새벽에 기온이 급강하하기에 밤 10시에 촛불을 켜고, 새벽 4시에 다시 알콜에 불을 붙여 보온을 유지시킨다" 며 "초는 농협으로부터 지급받거나 개인적으로도 구입해 비닐하우스 1개동에 8~10개 정도의 초를 켠다”고 했다.

박 모 씨도 “수박이 커서 익기만을 기다리면 되는 상황이었다.  80%이상 일이 끝난거나 다름없는데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며 "특히 가장자리 부분에 냉해가 심하고 더 이상 피해가 늘어나지 않도록 촛불로 보온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따로 없다. 4월은 농민들에게 잔인한 달이다. 빨리 평년 기온을 유지해 더 이상의 시름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