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봄에 방점을 찍은 나무
목련 앞에 황금이 붙어 있다. 나무에서 열리는 연꽃이란 의미로 목련이 되었건만 그 아름다운 이름 앞에다 황금까지 거들었다. 황금목련이라… 이 아이를 보지 않고 이름만 들었을 때 선뜻 이미지를 떠올리기가 힘들었다. 백목련은 눈처럼 희고 깨끗해 고고함과 순결함의 상징이 되었다. 자목련은 붉은 입술의 여인처럼 고혹적이면서도 아름답다.
그런데 왜 이 아이는 노랑목련이 아니고 황금목련인지 같은 과의 동료들은 백목련이고 자목련인데 자기만 굳이 황금이 붙여졌는지 생각이 있는 나무라면 한 번쯤은 고민해보지 않았을까.
무릇 황금이 붙은 고유명사들은 인간의 허접한 욕망이 일구어낸 결과물들이다.
황금목련의 노랑은 전혀 유치하지 않았다. 오히려 노랑이 이리 담백하고 고울까 탄성이 나온다
유치하지 않은 노랑이라 그것만으로도 이 아이에겐 넘치는 축복이다.
느낄 사이도 없이 훌쩍 떠나가 버린 봄의 뒷덜미에서 그나마 작별의 손짓으로 우리를 위로하는 목련을 보며 세월의 덧없음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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