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살기] 내겐 너무 사랑스런 '쭈글이’ 쌤-(4)숙녀(?)가 되다
[반려동물과 살기] 내겐 너무 사랑스런 '쭈글이’ 쌤-(4)숙녀(?)가 되다
  • 남성숙 기자
  • 승인 2021.03.22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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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생리기간에 지친 쌤.  남성숙 기자
긴 생리기간에 지친 쌤. 남성숙 기자

 

2017년 7월, 9개월이 된 쌤이 첫 생리를 시작했다. 강아지는 대략 생후 5~8개월 사이에 첫 생리를 한다. 사람과 다르게 생리혈이 묽어 붉은색을 띄지 않고 생식기를 핧아 생리 흔적을 없애기 때문에 관심있게 보아야 생리란 걸 알 수가 있다.

딸아이가 첫생리를 시작했을 때 꽃과 케이크를 사서 축하해 주었던 생각이 나서 쌤에게도 반려견용 케이크를 사와 축하해 주었다. 그런데 마냥 축하할 일만이 아니라는 걸 첫 생리 기간을 겪으면서 알게 되었다.

우선 생리기간이 무려 3주에서 한 달 가량으로 엄청 길었다. 삼복더위에 생리 팬티를 입고 있는 건 여름에 솜바지를 하나 걸치고 있는 것과 같았다. 혼자 있는 낮시간 제때 팬티를 갈아입히질 못할 경우 긴 시간 대소변이 묻은 팬티를 입고 있어야 한다. 그 탓에 세균 감염이 되어 생식기가 부어오르고 생리가 끝나고도 한참 동안 소변을 여기저기 지리고 다녔다.

결단이 필요했다. 쌤에게서 새끼를 얻으려는 게 아니라면 또다시 생리를 겪게 하고 싶지가 않았다. 

중성화수술을 결정하고 대학병원 상담을 거쳐 날짜를 잡았다. 반려견의 중성화수술은 난소암이나 유선종양 같은 생식기 관련 질병 예방효과가 크고 무엇보다 원치 않는 임신을 막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호르몬의 변화로 식욕이 왕성해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수술 후 얻게 된 쌤의 별명은 ‘히딩크’이다 “나는 여전히 배가 고프다"(I’m still hungry)며 히딩크 감독이 남긴 말처럼 늘 먹는 것에 집착하는 쌤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항상 배가 고픈지 땅바닥을 핥고 다녔다. 어떤 땐 스스로 멈출 때까지 마음껏 줘 버릴까? 하는 마음이 생길 때가 있다. 하지만 비만은 다리에 무리를 주어 관절이 나빠질 수 있기에 쌤의 건강을 위해 안타깝지만 정해진 양을 주고 있다. 다행인 것은 전원주택으로 이사 온 후 밖에서 뛰어노는 시간이 많아졌다. 요즘은 운동량에 대비해 간식을 전에 비해 자주 준다. 쌤의 주된 간식은 오이다 오이는 수분 보충도 되고 포만감이 있고 특히나 입냄새를 없애는데 효과적이다 하지만 겨울철에는 오이값이 엄청 비싸서 흔하게 먹이기엔 가계에 약간의 부담이 되기도 했는데 올해부터는 따뜻해지면 텃밭에 오이부터 많이 심을 생각이다

우유를 집에 앉아서 받아 먹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고 반려견 산책을 시킨다고 매일매일 걸었더니 견주의 건강이 좋아졌더라는 얘길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오늘도 쌤과 함께 마을 주변을 걷는다

오늘의 tip

반려견이나 반려묘의 중성화수술 비용은 몸무게에 따라 15만원에서 40만원 가량이다

이는 수술 시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데 투입되는 마취약의 양에 따른 차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