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새해엔 이랬으면-60대 김옥한 씨
[신년기획] 새해엔 이랬으면-60대 김옥한 씨
  • 시니어每日
  • 승인 2021.01.1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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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辛丑年) 새해가 밝았다. 올해는 소띠 해다. 신(辛)은 흰색을 상징하므로 흰 소를 뜻하는 신성한 해다. 예로부터 소는 인간과 가까이 지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보다 두려움이 더 커진다.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었던 소가 새해 선물로 인류에게 희망을 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백신의 원조가 되었던 소는 바이러스로부터 인류를 구해주었다. 백신(vaccine)이란 말은 라틴어로 암소를 뜻하는 vacca에서 유래되었다. 영국의 애드워드 제너는 인류를 천연두에서 구해낸 사람이다. 암소의 젖을 짜다가 우두에 한 번 걸려본 사람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 예방치료제를 개발한 것이다. 코로나19는 언제 끝날지 모른다. 바이러스로 인해 소박하고 평범했던 삶이 무너졌다. 친구들과 어울려 밥 한 끼 먹고, 차 한 잔 나누며 깔깔거리던 모습이 그립다. 행복이라는 단어는 파랑새처럼 멀리 있는 게 아니라 항상 내 곁에 있었음을 깨닫는다. 고급스럽고 유난스러운 게 아니라 그저 주어진 평화로운 일상 모두가 행복이었다.

소는 우람하다. 큰 덩치에 맞게 느릿느릿 걸으며 서두르지 않는다. 사납지는 않지만 우직하고 고집스럽다. 하지만 정직하고 성실하며 온순하다. 부지런하면서도 주인에게 거역하지 않고 순종한다. 농가의 일손을 보태주는 것은 물론, 부를 상징하기도 한다. 살아서는 주인에게 충성하고 죽어서도 고기와 가죽을 남겨주는 이로운 짐승이다.

새해에는 소의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대해본다. 신성시되는 흰 소의 기운으로 백신이 전 인류에게 보급되고, 창궐하던 코로나19가 종식되기를 소망해본다. 멀리 떨어진 가족들이 마음 놓고 한데 모여 지나간 추억을 회상하듯 지긋지긋하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옛날이야기처럼 나누었으면 좋겠다. 찬란하게 떠오르는 새해처럼 신축년에는 많은 사람들의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원해본다.

김옥한(66·경북 안동시 안기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