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라는 감염병 확산 걱정 때문에 깊어가는 가을을 마음 놓고 즐길 만한 여유마저 빼앗긴 것 같은 요즘이다. 친구와 가족이 함께 개봉 영화를 즐기기에 딱 좋은 계절이지만, 아직은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시기이기에 영화관을 찾는 일도 주저하게 된다. 아쉽지만 집에서 즐길 만한 영화를 골라 보았다. 지난 날 우리들 가슴을 울리고 감동을 준 가을에 꼭 봐야 할 추억의 영화 6편이다.
1. 만추
1966년 이만희 감독의 23번째 작품으로 신성일과 우수 어린 눈동자의 여배우 문정숙의 대표작이다. 살인죄로 복역 중 어머니 산소에 가기 위해 사흘간의 휴가를 얻어 기차를 탄 혜림과 위조 지폐범 청년과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혜림에게 연민을 느낀 청년은 같이 도망치자고 하지만 혜림은 자신이 살인죄를 저지른 죄수라고 말하고 1년 후 창경원에서 만나자고 약속하고 헤어진다. 1년 후 가석방 된 혜림은 낙엽이 떨어지는 창경원 벤치에 앉아 기다리지만 청년은 체포되어 교도소로 끌려 간다. 리메이크작인 1982년 김수용 감독의 김혜자, 정동환 주연의 ‘만추’와 2011년 김태용 감독의 탕웨이, 현빈 주연의 ‘만추’도 보기를 추천한다.
2. 남과 여
1966년 끌로드 를르슈 감독과 아누크 에메, 장 루이스 트린티냥 주연의 프랑스 영화로 배우자와 사별하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이다. 서로 사랑하면서도 세상을 떠난 남편과 아내에 대한 그리움과 죄책감으로 고뇌하면서 사랑을 시작하지만 카레이서인 남자의 바람기로 두사람은 결국 이별하고 만다. 프란시스 레이의 영화 주제음악도 큰 사랑을 받았다. 2020년 10월에 1966년의 감독 배우들이 그대로 출연한 영화 ‘남과 여: 여전히 찬란한’이 개봉되었으니 관람하기를 권한다. 50년 후의 사랑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할 것이다.
3. 이별
1973년 신상옥 감독의 신성일 김지미와 신인 오수미 주연으로 파리 올로케이션으로 촬영된 영화이다. 음악가인 호일은 배우인 아내 영옥과 이혼하고 파리에 와서 음악 공부를 하다가 파리 한국 대사관에 근무하는 까뜨리느와 사랑에 빠진다. 영옥이 파리로 찾아와 재결합을 원하지만 까뜨리느가 교통사고를 당하자 호일은 까뜨리느의 병실을 지키고, 영옥은 혼자 한국으로 돌아온다. 당시 패티김의 노래 ‘이별’이 히트한 후 제작된 영화로 마지막에 ‘이별’ 전곡이 배경음악으로 나온다. 당시의 파리 풍경과 김지미와 신인 여배우 오수미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는 영화이다.
4. 가을비 우산속에
1979년 석래명 연출로 당대 최고의 배우인 정윤희, 김자옥, 신성일 주연의 영화이다. 화가 동원은 작품구상을 위해 설악산 여행에서 산장 주인의 딸 선희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선희 어머니의 반대로 두사람은 이별을 한다. 선희는 혼자 아들을 키우면서 살고, 그후 동원은 정은과 결혼한다. 6년의 세월이 흐른 후 다시 만난 세 남녀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영화이다. 특히 선희의 어머니로 ‘만추’의 문정숙이 출연한다. 영화는 서울에서 16만 관객을 동원하였고, 가수 최헌이 부른 주제가 ‘가을비 우산속’도 큰 사랑을 받았다.
5. 가을의 전설
1995년 에드워드 즈윅 감독 연출로 안소니 홉킨스, 브래드 피트, 에이단 퀸, 헨리 토마스가 세 아들로 출연하였다. 정부의 인디언 정책에 불만을 품고 윌리엄 러드로우 대령은 퇴역 후 서부 산악지대 몬타나에 목장을 짓고 인디언들과 세 아들을 강하게 키우면서 살아간다. 특히 둘째 아들 트리스탄은 강인하고 반항적인 기질이다. 세 아들 모두 1차 세계대전에 출전하지만 막내는 전사하고 맏이는 다쳐서 돌아온다. 막내의 약혼자인 수잔나에 대한 세 아들의 엇갈린 사랑으로 인해 한 가정의 비극적인 몰락을 그린 영화로 당시 세계 젊은이들의 우상인 브래드 피트 출연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6.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1995년 감독이자 주연 배우로 출연한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세계적인 여배우 메릴 스트립이 주연한 영화로 개봉 당시 전 세계 여성들의 심금을 울린 영화이다. 사진 작가 로버트는 잡지에 실을 다리를 찍기위해 매디슨 카운티에 도착해서 길을 묻다가 유부녀인 프란체스카를 만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인줄 알지만 두사람은 꿈같은 3일을 같이 보낸다. 프란체스카는 떠나자는 로버트의 제안을 거절하고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메디슨 카운디에 남는다. 세월이 흘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 유골을 뿌려 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프란체스카가 세상을 떠난 후 자식들이 유품을 정리하면서 어머니와 로버트의 사랑을 알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