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의 벽
마오의 벽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4.03.05 11: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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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피겨스케이터 신지아와 시마다 마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지난 3월 1일, 대만의 세계주니어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신지아 선수가 금메달을 딴 일본의 시마다 마오 선수에게 근소한 점수 차이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지아 선수는 평창 동계 청소년올림픽 대회를 비롯한 최근의 주니어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일본의 시마다 마오 선수에게 밀려서 줄곧 2위를 기록했다.

신지아 선수는 안정적인 3회전 점프와 우수한 연기 등으로 높은 점수를 받아 왔으나 쿼드루플 토루프와 트리플 악셀 등 고난도 기술을 앞세운 시마다 선수의 벽을 넘지 못했다.

우리나라 스포츠계의 국보로 범국민적 사랑을 받는 김연아 선수도 주니어 시절에는 동갑내기 (1990년)인 일본의 아사다 마오 선수에게 밀렸다. 이후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서 세계피겨스케이팅의 여제로 등극했다. 같은 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아사다 마오 선수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6위로 추락했다.

PGA 대회에서 정상급 골프 선수들이 타이거 우즈가 참가했을 때는 평소보다 부진하나 우즈가 없을 때는 좋은 성적을 기록한다. 우수한 선수일수록 라이벌 우즈의 경기에 압박감과 긴장감을 강하게 느끼면서 제 실력을 발휘할 수가 없는데 이를 ‘타이거 우즈 효과’라고 한다.

피겨 스케이팅은 기술과 예술이 망라된 스포츠로서 어느 스포츠 종목보다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된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아사다 마오 선수의 벽을 넘어서 금메달을 거머쥔 김연아 선수에게 다이아몬드 멘탈, 초인적 멘탈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신지아 선수와 시마다 마오(島田麻央, Mao Shimada) 선수는 같은 2008년생 동갑내기다. 어머니가 아사다 마오(Mao Asada, 浅田真央)의 열혈 팬이라서 딸의 이름을 마오라고 지었다고 한다. 신지아는 김연아를 롤 모델로 하고 있고 김연아는 신지아를 가장 아끼는 후배 선수로 꼽고 있으며 두 사람의 소속사도 같다.

신지아 선수가 또 다른 마오의 벽을 넘고 세계 여성 피겨계를 석권하면서 다시 한번 우리 국민에게 환호와 감동을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