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177) 욕심은 유혹에 약하다
[원더풀 시니어] (177) 욕심은 유혹에 약하다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2.08.03 09: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부시 마스터'는 남아프리카, 카리브해 등에서 서식하는 독사로 머리는 넓고 목은 좁은 맹독성 뱀인데 길이가 3m에 이르는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독사이다. 특히 '부시 마스터'가 숲을 기어 다닐 때면 오색찬란한 빛을 갖고 있어 햇빛에 반사되면 그 모습이 환상적이라고 한다. 때문에 이 뱀을 보고 학자들은 이처럼 아름다운 뱀은 없을 것이라 말하며 ‘숲 속의 주인공’이라는 별칭도 주었다. 그러나 이 뱀에게 물리면 10분 안에 숨을 거둘 정도로 위험한 맹독을 가진 독사다. 심지어 모든 독사의 독 중에서도 가장 고통스럽다고 악명이 높은데 죽기까지 끔찍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고 한다.

무서운 독을 가지고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할 정도의 아름다움을 가진 '부시 마스터' 어쩌면 세상 유혹도 이와 비슷하다.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만 조금씩 빠져들다 보면 끝은 파멸이 기다리고 있다. 지금은 정보 통신기술의 발달과 함께 홈 벵킹, 인터넷 구매 등으로 모든 일이 개인 휴대폰 하나로 해결되는가 하면 지폐를 쓰지 않아도 되는 은행이 보증하는 개인 통장만 있으면 모든 거래가 가능한 시대다. 이러한 정보 통신기술을 악용한 범죄가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불법적으로 개인의 금융정보를 빼내 범죄에 사용하는 보이스피싱(voice phishing)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 어디선가에서 보이스피싱을 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국가에서도 통합신고 대응 센터를 운영하는 등 백방으로 선량한 국민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신고전화 1332 번도 모르는 게 현실이다. 사이버코인을 이용한 사기도 문제다. 건강식품, 화장품등 가상 화폐를 이용한 다단계수법으로 회원 모집과 수당지급이라는 유혹에 빠져서 평생 모은 재산을 한 순간에 날리는 경우를 우리는 흔히 본다.

기본적인 지식과 정보부족으로 다단계업체의 달콤한 이야기에 현혹되거나 대박날 거라는 일확천금의 꿈이 문제다. 남의 말 잘 듣는 귀 얇은 사람들이 정보엔 약하고 돈에만 욕심이 많아서 유혹에 쉽게 빠져든다. 한때 유행하던 어르신 울리는 ‘효도관광’ 도 마찬가지다. 고속도로 위의 관광버스가 휴게소에 들리면 으레 낯선 사람이 차에 오르며 기사는 그 사람을 태운 채 출발하게 되고 차안에서 감언이설로 물건 팔기 행각이 이뤄지는가하면 관광 코스엔 반드시 건강식품이나 의약품, 기념품 가게 등이 고정 코스가 되어 어르신들의 지갑을 기어코 비우게 한다. 한때 가정파괴범이 되기도 했던 ‘묻지마관광’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유혹이 우리사회 곳곳에 퍼져있는데 이를 이기는 방법은 오직 자신이 나약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유혹을 가까이하지 말거나 달아나야 한다. 결국 이 모든 것은 욕심에서 출발한다.

갖고 또 가져도 만족을 모르는 생물은 오직 인간뿐이라고 했다. 인간의 삶, 고통, 사랑, 두려움, 행복.... 마음속에 존재하는 108마리의 코끼리 이야기를 쓴 이잔브라흐마의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에서 “조금 놓아버리면, 조금의 평화가 오고 크게 놓아버리면 큰 평화를 얻을 것이며 완전히 놓아버리면 완전한 평화와 자유를 얻는다.” 라고 했다. 우리가 유혹에 빠짐은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라 자신을 믿고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예습도 복습도 없는 단 한 번의 인생길, 가고 싶은 길도 있고 가기 싫은 길, 가서는 안 되는 길도 있지만 내 뜻대로 안되는 게 인생길이다. 내비게이션도 없고 알려주는 사람도 없다. 오직 스스로 점검하면서 걸어갈 수밖에 없는 것이 인생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