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끼리 협력을 통한 득점
다리 아래에 조성된 경기장
코로나19 거리두기 지침이 다소 완화됨에 따라 그 동안 금지되었던 각종 스포츠 활동이 기지개를 켰다. 주말의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구광역시 달성군 다사읍 강창교 아래에는 여덟 명의 70~80대 남녀 노인들이 게이트볼 삼매에 빠져있었다.
게이트볼은 스틱으로 공을 쳐 게이트를 통과시키는 경기로, 70년대 골프와 당구의 기법을 응용하여 일본에서 개발하였다고 한다. 가로 20m, 세로 15m의 경기장에 3개의 게이트(gate)와 1개의 골폴(goal pole)을 설치한 후 2팀으로 나누어서 경기를 진행한다. 팀별로 빨간색과 하얀색 공으로 나누며 게이트 1개를 통과할 때마다 1점씩 주어지며, 3개의 게이트를 통과한 공이 골폴에 맞으면 2점을 얻는다. 경기 시간은 30분 간이며, 정해진 시간 안에 팀 전체 점수가 먼저 정해진 점수를 획득하는 팀이 이긴다. 따라서 '팀워크(teamwork)'가 중요하다.
동호인회장을 맡고 있는 윤도현(88) 씨를 만나 보았다.
-연세가 올해로 미수(米壽)이신데도 불구하고 특유의 젊음을 유지하고 계시는데, 젊음의 비결은 무엇입니까?
▶식사 잘하고 적당한 운동을 하는 게 건강의 비결이지요.
소탈하게 웃으시는 그의 모습에서 시골 할아버지의 구수한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다.
-요즘은 노인들이 대부분 파크 골프를 즐기는데 게이트볼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것이며, 무엇보다 이 경기는 경기 규칙이 쉽고 육체적으로도 무리가 없어 즐기고 있습니다.
다른 한 여성 회원은 "파크 골프는 자신도 치고 있지만 개인 경기인 대신 게이트볼은 팀원들이 협력하는 단체경기로 파크 골프보다 팀워크가 요구되어 훨씬 더 재미가 있다"고 했다.
원래 게이트볼은 잔디밭에서 하는 경기인데 달성군에서는 잔디 대신 다리 아래에 황토로 다져 조성하였다. 다리 아래 쓸모없는 빈 터를 이용하고 있어 지저분할 수밖에 없었던 곳이 깨끗한 경기장으로 탈바꿈하여 공간 활용의 우수한 예를 보는 것 같았다.
현재 달성군에는 전체 8군데 쯤 게이트볼 경기장이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노인들은 매년 수해를 당할 때마다 경기장이 유실되어 안타까운데, 많은 예산을 들여 복구하여 자신들의 건강을 위하여 애쓰는 달성군에 감사한다는 말씀도 아끼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부탁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
▶혹시나 이 기사로 인해 우리가 ‘코로나 19 거리 두기’ 정부 시책에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 비쳐져 경기를 못하게 될까 봐 걱정이 됩니다.
구순을 바라보는 전형적인 시골 노인의 참 모습을 읽을 수 있었다. 파크골프도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으니 한번 도전해 보시라고 권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