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취객과 그네
[유머] 취객과 그네
  • 배소일 기자
  • 승인 2020.08.1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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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새벽 3시 대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을 깨었다. 황급히 나가보니, 처음 보는 술 취한 사람이 장대비를 맞고 서서, 밀어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거 미친 사람 아냐! 지금 새벽 3시란 말이야!”

대문을 요란하게 닫고는, 침대로 돌아왔다.

“누구예요?” 아내가 물었다.
“술 취한 사람이 밀어달라고 하잖아!” 남편이 말했다.

“그래서 도와줬어요?” 아내가 물었다.
“아니, 안 도와주었지. 지금 꼭두새벽에, 장대비가 쏟아지고 있단 말이야.”

“당신 벌써 잊었어요? 3개월 전에 우리 차가 고장 났을 때 두 남자가 도와준 것 기억이 나요? 내가 보기에는 당신이 도와줬어야 하는데, 아마 나중에 가책을 느낄 거예요.”

남편은 아내가 말한대로 옷을 주워 입고, 빗속으로 나갔다. 어둠 속을 향해,

"여보시오, 아직 당신 거기 있소?" 외쳤다.

"예" 하는 대답이 들렸다.

“아직도 밀어주어야 합니까?” 하고 남편이 소리를 쳤다.
“예 그래 주시겠소?” 어둠 속에서 대답했다.

“어디 있소?” 하고 물었다.
“여기 그네에 앉아 있습니다.” 취객이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