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에는 '경로우대칸'이 있다
대구 지하철에는 '경로우대칸'이 있다
  • 허봉조 기자
  • 승인 2020.05.1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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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극복 위해 감염에 취약한 어르신을 배려
열차 첫 칸과 마지막 칸 '경로 우대 칸' 지정·운영
지하철 1호선 동대구역 승강장에 '경로 우대 칸'을 알리는 안내배너가 설치되어 있다. 허봉조 기자
대구도시철도 1호선 동대구역 승강장에 '경로우대칸'을 알리는 안내배너와 스티커, 도시철도 생활 방역 추진 안내가 붙어 있다. 허봉조 기자

대구도시철도공사에서는 코로나19 감염에 취약한 어르신을 배려하고자 지난 1일부터 지하철 1호선과 2호선 열차의 첫 칸과 마지막 칸을 '경로우대칸'으로 지정‧운영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됨에 따라 도시철도 생활 방역 추진 방안 중 하나로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시행 열흘이 지난 후에도 ‘경로우대칸’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승객은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한 청년은 “그런 것이 있었어요?”라며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어르신들이 우대칸을 이용해주시면 좋은데, 그렇지 않으면…”이라며, 실효성이 있겠느냐는 의문도 나타냈다. 지하철을 자주 이용한다는 전 모(72) 씨는 “나이 든 것도 서러운데, 노인들은 다른 칸에는 타지 말라는 뜻인 것 같아 오히려 마음이 착잡하다”고 했다. 승강장과 전동차에 안내 배너와 스티커 등이 부착되어 있지만 눈여겨보는 승객은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지하철 1호선 동대구역 승강장 벽에 '경로 우대 칸' 안내 포스터가 붙어 있다. 허봉조 기자
지하철 1호선 동대구역 승강장 벽에 붙은 '경로 우대 칸' 안내 포스터. 허봉조 기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운영한다는 ‘경로우대칸’의 운영의 묘를 살리기 위해서는 자발적 참여도 중요하지만 지하철 이용객을 대상으로 지정의 배경과 기대효과 등을 알리고 동참을 유도하는 꾸준한 홍보가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