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발 푸른 눈
금발 푸른 눈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4.01.22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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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에서 온 김앤디는 거울 속의 낯선 외국인 모습에 놀란다

 

최근 글로벌 대한민국의 기치 아래 세계 각국에서 온 금발 푸른 눈의 젊은 남녀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을 지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금발과 푸른 눈은 동양에서 서양인을 연상하는 가장 보편적인 이미지이나, 유전학적으로 열성이어서 동일 개체에 동시에 발현되는 경우가 드물다. 금발과 푸른 눈은 서양에서도 역사적으로 이상적인 백인의 이미지로 존중되어왔으며 나치 정권에서 게르만 민족의 표상이 되기도 했다.

유전자 가위를 발명하여 2020년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제니퍼 다우드나(Jennifer Doudna, 1964~)는 초등학교 때 아버지를 따라 워싱턴에서 하와이로 이주해서 원주민 친구들로부터 금발과 푸른 눈의 외모로 인해 ‘흉측한 괴물’로 따돌림을 당해서 오로지 책 속에 빠져 살았다. 이후 훌륭한 선생들의 지도로 화학과 생명공학을 전공하여 노벨상을 수상하는 위대한 업적을 이루었다.

극소량의 혈액으로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에디슨’을 발명한 실리콘 밸리의 엘리자베스 홈즈(Elizabeth Anne Holmes, 1984∼)도 금발과 푸른 눈이다. 수백 개의 질병을 한꺼번에 진단할 수 있다는 사기성 홍보로 그의 기업 ‘테라노스’는 한때 100억 달러 이상의 가치로 평가받았다. 금발과 푸른 눈을 갖춘 아름다운 외모로 홈즈는 저명인사들과 미디어에 출연하고 유명 잡지의 표지를 장식하면서 굴지의 기업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것이다.

금발과 푸른 눈은 박애와 봉사의 이미지로도 각광을 받았다. 우리나라 개화기의 선교사 중에도 금발과 푸른 눈이 많으며 ‘국민의 힘’ 비대위원장을 역임한 인요한 박사(1959∼)도 그 후손이다.

전북 남원에서 육가공 공장을 운영하는 김앤디(36) 씨는 금발 푸른 눈의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온 한국 생활 12년 차의 귀화인이다. 그는 가끔 거울 속의 낯선 외국인을 보고 흠칫 놀랜다고 한다. 최근 지역사회에서 좌충우돌 고군분투하는 그의 한국 생활이 매스컴을 타기도 했다(KBS 인간극장 ‘남원 사위 김앤디’).

글로벌 다문화사회를 지향하는 대한민국에서 피부 색깔과 외모는 더이상 차별과 편견의 대상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