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사라진다
꿀벌이 사라진다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3.05.21 10:5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월 20일은 제4회 '세계 꿀벌의 날'
이미지. 픽사베이
이미지. 픽사베이

지난 20일은 올해로 4회째 되는 '세계 꿀벌의 날(World Bee Day)'이다. '세계 꿀벌의 날’은 최근 개체 수가 격감하고 있는 꿀벌을 보존하고 생태계의 지킴이로서 꿀벌의 중요한 역할을 알리기 위해 2017년 유엔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제정됐다. 유럽의 최대 양봉국가인 슬로베니아의 청원과 유럽연합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슬로베니아의 양봉가 안톤 얀사(Anton Jansa, 1734∼1773)의 생일을 기린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꿀벌은 삼국시대부터 이용되었으며 고구려에서 백제, 신라로 전파되고, 백제에서 일본으로 전해졌으며 고려 때는 유밀과를 만들어 먹고 절에서도 양봉을 했다. 조선 시대 ‘산림경제’에는 양봉 기술에 관해 구체적으로 기록되어있다. 꿀벌의 식량은 꽃꿀(화밀)과 꽃가루(화분)이며 꿀벌이 꿀을 채취할 수 있는 식물을 밀원식물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까시나무가 대표적인 밀원수이며 그 외 다양한 수목과 화초가 밀원식물에 포함된다.

몸무게 0.1g 정도의 꿀벌이 1회 채취하는 꿀의 양은 약 30mg∼50mg 정도이며 하루에 7∼13회, 많게는 24회까지 꿀을 채취한다. 벌꿀 1kg을 모으기 위해서는 일벌 1만 마리가 4번을 활동해야 한다. 꿀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꿀벌은 밀원식물의 꽃가루를 암술로 옮겨 묻혀 열매를 맺는 수분 활동을 하며, 국제식량농업기구(FAO)에 의하면 지구촌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1개가 꿀벌의 수정에 전적으로 의존한다고 한다.

꿀벌은 주변 환경에 매우 민감하게 서식하여 지역의 자연 생태계의 건강성을 증명하는 환경 지표종이기도 하다. 최근 월동 중인 꿀벌이 폐사하는 등 대규모로 꿀벌이 실종되는 사태가 발생했는데, 농촌진흥청은 해충인 꿀벌응애와 천적인 말벌, 이상기후가 원인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농업과 생태계 유지․보전 등의 공익적 가치가 높은 꿀벌을 보호․관리하고, 양봉산업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과 국민 건강증진을 목적으로 2019년도부터 ‘양봉산업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산림청과 기상청 등과 업무협약을 맺고 기상이변으로 개화 기간이 짧아진 아까시나무를 대체할 밀원수 개발과 꿀벌의 보호와 자연생태계 보전 연구를 하고 있다.

경북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소장 서영진)에서는 최근 꿀벌 값 인상으로 고전하는 참외 농가를 위해 꿀벌 1통을 단동하우스 2동에 사용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실용화하고 현재 꿀벌을 대체하는 화분 매개 곤충으로 뒤영벌을 연구하고 있다.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이내에 인류가 사라진다.’는 말은 근거가 없는 낭설이다. 그러나 꿀벌의 실종이 식물과 동물뿐만 아니라 우리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불을 보듯이 뻔한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