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No) 시니어 존’, 초심으로 극복하자
‘노(No) 시니어 존’, 초심으로 극복하자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3.05.2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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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매스컴을 통해 소개되면서 네티즌들 사이에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노(No) 시니어 존(60세 이상 어르신 출입 제한)’ 문구가 쓰인 주택가의 한 카페 사진이다.

이를 비난하면서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이 많고 개별적인 영업 공간이므로 인정할 수 있다는 의견들도 있다. 2019년에는 관악구의 한 포차에 ‘49세 이상 정중히 거절합니다’라는 안내문이 온라인에 올라와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중년 여성이 혼자 운영하는 포차로 주로 중장년 손님들이 성희롱적 말을 많이 걸어와서 영업에 방해가 되어서 안내문을 붙였다는 사연이었다.

코로나19가 발발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이 강화되면서 주거지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사람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면서 슬세권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교통의 중심지인 지하철역을 중심으로 상가와 식당 등이 번성하는 역세권에서 주거지에서 슬리퍼를 신고 나와 활동할 수 있는 슬세권으로 사람들의 활동 반경이 좁아지게 됐다. 와중에 빈집들이 생기고 이를 중심으로 주택가에 카페와 음식점들이 생겨나면서 슬세권이 핫한 지역 상권으로 떠올랐다.

친절과 배려, 봉사를 기본 이념으로 하는 서비스 산업의 특성상 점주는 손님에게 호의를 베풀게 되고 시간이 가면서 자연히 단골도 생겨난다. 단골이 된 시니어 손님은 방문 횟수에 비례해서 엉덩이가 무거워지고 앉아있는 시간도 늘어난다. 가끔 주제넘은 언동으로 점주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한다. 손님의 지나친 관심과 대화가 오해와 갈등을 유발하고 영업에도 지장을 초래하게 되면서 점주는 부득이하게 ‘노 시니어 존’을 선언하게 된다.

1차 산업과 2차 산업이 인간의 삶에 필요한 재화를 얻고 가공하며 생산하는 데 비해서, 3차 산업은 생산된 재화를 인간을 위해 활용하고 제공하는 서비스 산업이다. 서비스 산업의 업주는 초심으로 돌아가서 친절과 배려하는 봉사하는 마음으로 손님을 대하고 손님은 손님의 위치에서 본분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 시니어 손님은 시니어답게 모범을 보이고 품위를 지켜야 한다.

미국 뉴욕 맨하튼의 한 샌드위치 식당이 폐업하는데 수백 명의 뮤지컬 배우들이 ‘감사의 합창’ 버스킹을 하고 성금을 전달해서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인 사장 김정민(71) 씨는 40여 년 동안 식당을 운영하면서 새벽부터 밤중까지 브로드웨이의 수많은 배우와 관계자들에게 성심성의껏 봉사하고 노숙자들에게도 따뜻한 식사를 제공해서 존경을 받아 왔다. 하지만 작금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경기 침체와 임대료 인상으로 폐업을 결정하게 됐다.

최근 경향 각지의 전통시장에 젊은 세대들이 참신한 아이템으로 청년몰에 진입하면서 침체되는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전통시장을 주로 이용하는 시니어 고객들과 젊은 세대들의 이러한 만남과 교류가 세대 차이에서 빚어지는 오해와 갈등을 극복하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