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규의 노년 알쓸신잡]②노인의 나이
[김창규의 노년 알쓸신잡]②노인의 나이
  • 시니어每日
  • 승인 2023.01.25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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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스 동아리에서 나이를 잊고 열정을 불태우는 노인들. 마음엔 나이가 없다. 대구중구노인복지관 제공
댄스 동아리에서 나이를 잊고 열정을 불태우는 노인들. 마음엔 나이가 없다. 대구중구노인복지관 제공

“카톡 카톡”오늘도 나의 휴대폰은 각종 메시지 도착을 알리는 알람 소리로 분주하다. 이번 알쓸신잡의 주제는‘노인의 나이’이다. 계묘년(癸卯年) 새해가 밝았다. 계묘년은 검은 토끼의 해로 검은색은 지혜를, 토끼는 풍요와 생활력을 의미한다. 2023년은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생)를 상징하는 ‘58년 개띠’가 만65세가 되면서 노인세대로 진입하는 해이기도 하다. ‘베이비붐 세대’란 한국전쟁 직후인 베이비붐의 사회적 상황에서 태어난 세대들을 말하고, 이 시대에 태어난 이들을 일반적으로 ‘베이비부머’라 지칭한다. 또한 58년 개띠가 65+클럽에 입성하면서부터 2024년이면 노인 인구 1천만명을 돌파하게 되고, 2년 후인 2025년이면 노인 인구가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세상에서 쉽고도 어려운 것이 나이 먹는 것

노인의 나이는 누가 정했을까? 일반적으로 노화시기를 규정하는 노인의 구분기준은 연령에 따른 신체 나이이다. 노인연령 기준은 1956년에 유엔이 65세부터 노인이라고 지칭한 이래 지금까지 특정 국가의 노령화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어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초연금, 장기요양보험, 지하철 경로우대 등 주요 복지 제도가 65세를 기준으로 운용되고 있기 때문에 65세 이상을 노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노화 시기는 사회적으로 규정한 객관적인 연령 기준과 별도로 생물학적 나이, 심리적 나이, 사회적 나이, 기능적 나이, 주관적 나이가 있다. 사회적으로 연령이 노인의 범주에 속하더라도 다양한 편차에 따라 사람들은 노화의 인식을 다르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자신이 노인연령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거나 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65세로 진입하면서부터 스스로 늙음의 덫에 가두는 사람들을 많이 본다. 올해로 65세가 된 한 지인이 하는 말이다. "내가 올해로 65세 노인이 되었으니 너희들이 나를 잘 돌봐줘야 해!” 65세의 나이 덫에 걸렸다. 노인이라는 덫에 자신의 존엄함과 자립 의지마저 가둔 것이다. 실제 노인복지관에서나 일상에서 많은 고령층을 대하면서 본인이 불리할 경우에 "그것은 나이 들어서 어렵다”면서 자포자기하는 분들이나 자연스런 노화에 대해서도 너무나 쉽게 나이 탓을 하거나, 나이를 벼슬로 사용하는 분들을 종종 본다. 또한 은연중에 나이를 부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 깊은 구석에 "내 나이 들어봐”라는 이중적이거나 자기방어 기제를 가지고 살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보면 세상에서 쉬운 것이 나이 먹는 것이자 가장 어려운 것도 나이 먹는 것이 아닐까?

◆늙는다는 착각, 나이는 자신이 정한다

몸이 늙으면 마음도 따라 늙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몸이 늙어도 마음이 청년인 사람이 있다. 과연 어떤 사람을 노인이라 해야 하는가? 노인은 나이가 들어 늙은 시기를 말하며, 나이를 먹어서 늙는다는 것은 한창때를 지나 쇠퇴하고 있다는 것을 말한다. 즉, 쇠퇴란 절정에 다다르고 나서야 이루어지는 것인데, 그렇다면 쇠퇴하기 전의 상태인 ‘그 절정의 위치’란 누가 정하는 것일까? 사무엘 울만은 ‘청춘’이라는 시에서 “청춘은 인생의 한 시기가 아니고 마음의 상태로서, 사람은 나이 때문에 늙지 않고, 이상을 버림으로써 늙는다”라고 했다. 일본 여류소설가 소노 아야코는 “받는 것을 요구하게 된 사람이 나이에 관계없이 노인이다”라면서, 진정한 성년이란 육체적 연령에 관계없이 베푸는 것이며, 누군가가 베풀어주기만 요구하는 사람, 베풀지 않고 받는 것에 익숙한 사람은 아무리 젊은 사람이라 하여도 노인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늙었다는 것, 노인이라는 것은 자신이 정하는 것이고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진다. 노인의 나이라도 자신 속에 살고 있는 꿈·열정을 알아차릴 때 더 이상 늙지 않은 청춘이고, 베풀지 않고 요구하고 받는 것에 익숙해진다면 노인이 된다.

◆마음엔 나이가 없고, 청춘엔 기준이 없다.

“정말 나도 마음부터 바꾸면 다른 노년의 삶을 살 수 있을까?” 우리의 머릿속에는 노화에 대한 편견-보호받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 등-이야말로 사람들을 더 늙게 만드는 주범이기에 ‘늙는다는 착각’으로부터 깨어나야 한다(엘렌 랭어 ‘늙는다는 착각’).
지인이 카톡으로 글 하나를 보내온다. “살아가는 매 순간이 개인의 삶에서는 늘 최초이자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다. 우리는 처음 살고 처음 늙고 처음 죽는다.” 또한 지금이라는 현재도 순간순간 변해가고 있다. 지금 여기에 살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마음엔 나이가 없다. 청춘에도 기준이 없다. 오늘 이 순간이 내 인생에 가장 젊은 날이다. 가수 김용임씨가 노래 부른다. “나이야 가라. 나이야 가라. 나이가 대수냐. 오늘이 가장 젊은 날!.....청춘엔 기준이 없는 거란 걸 지금도 한창 때란 걸 잊지는 말아요. 오늘 이 순간이 내 인생에 가장 젊은 날”

 

김창규(대구중구노인복지관장/행정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