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183) 노년의 삶을 커뮤니티 케어(지역사회통합 돌봄)로
[원더풀 시니어] (183) 노년의 삶을 커뮤니티 케어(지역사회통합 돌봄)로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2.09.15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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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 ‘은빛봉사단’의 일원으로 공연활동을 다닌 일이 있다. 우리 지역의 요양원, 병원, 복지관등 요양시설을 순회하면서 입소자들을 위한 댄스스포츠, 노래, 역할극, 고전무용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한 장소에 모시고 즐기는 프로그램이었다. 함께 손뼉치고 노래 부르며 스킨십으로 어울리는 즐거운 시간을 가지려 애썼지만 요양시설의 어디를 가나 분위기가 어둡고 무표정한 모습에 우리 단원들 모두 힘들었다. 어느 날은 단원 중의 한 사람이 입소자로부터 이름 모를 알약과 전화번호 쪽지를 받아들고 나온 일도 있었다. 사연인즉 먹으라고 준 약을 모아둔 것인데 직원들에게 들키면 혼나기 때문에 바깥에 가서 버려달라는 애원과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는 자기 딸인데 꼭 면회를 한번 와 달라는 간곡한 내용이었다. 당사자의 사정을 아무 것도 알 수 없지만 그냥 지나치기엔 마음이 무거웠던 일이 생각난다.

지금 우리나라는 노인인구 급증과 핵가족화의 가속으로 가족 구조 변화와 1인가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노인부양에 대한 전통적 유교문화가치관의 변화, 만성질환노인들이 늘어나면서 돌봄의 안식처로 요양시설이 각광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요양시설은 필수 자격만 갖추면 누구나 지자체에 신고만으로 설립이 가능하여 요양원만 전국에 5400여 개나 되지만 초 고령사회진입과 함께 폭주하는 노령인구증가의 수요를 못 당하는 현실이다.

이제 늙으면 경로당에 갔다가 다음으로 가는 곳이 요양원이요 여기서 요양병원을 거쳐 생을 마감하는 것이 보편적 인생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양시설은 대개 영리목적 사업이고 보니 노인들을 위한 일상을 그저 쉽고 편하게 유지하도록 지나친 도움을 주려고만 한다. 그래서 어르신들에게 자주적이고 능동적인 삶을 위한 자기관리를 도와주는 삶의 보금자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노인들은 수동적인 수혜자가 아니라 스스로 자기 돌봄을 하는 가운데 능동적으로 사회활동을 하도록 국가사회가 도와주는 복지를 원한다. 현대판 고려장이라고도하는 요양시설에 자신들도 살아서 나오지 못함을 알면서 들어가는 현실이고 보니 커뮤니티 케어(지역사회 통합 돌봄)야말로 노년의 삶에 더 없는 바람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본성은 누구나 자기가 살던 곳의 익숙한 환경에서 이웃과 함께 서로 도와가며 늙어가고 싶어 하는 본능이 있다. 그래서 각 자치단체 단위의 자율적인 시책으로 경로당에서의 취사, 밑반찬 나눠주기, 독거노인 공동숙식 등의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가 이뤄지고 있다.

한편 선진복지국가를 따라 ‘지역사회 통합 기본계획’에 의한 선도사업 지역을 지정 운영하고 있어 곧 커뮤니티 케어의 보편화가 기대된다. 거동이 불편한 돌봄 대상자를 집으로 찾아가 왕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력 등 노인들이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도록 주거를 기반으로 한 각종 서비스가 준비되고 있다. 노인들도 케어 푸드(care food) 식품으로 영양을 유지하면서 씹기 편하고 소화를 배려한 간편식의 이용과 AI인공지능 활용으로 위험상태 발생 시 자동으로 가족과 의료진에 연락 될 수 있는 시스템의 활용이 가능한 시대다. 이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고 상호 케어 하며 자기주도권이 보장되는 가운데 자립생활을 최대한 보장받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 케어)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