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동계올림픽, 빙상(氷上)에 꽃핀 우정
베이징 동계올림픽, 빙상(氷上)에 꽃핀 우정
  • 정신교 기자
  • 승인 2022.02.22 17: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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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밀라노, 코르티나에서 만나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24회 동계올림픽이 17일 동안의 열전을 모두 마치고 지난 20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코로나 팬데믹 한가운데 치러진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각국 선수들은 경기장과 숙소의 폐쇄 루프를 오가는 고달픈 생활 속에서도 뜨거운 열정으로 경기에 임하고 화합하고 공감하는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고자 애썼다.

황대헌 선수와 스티븐 뒤부아 선수(쇼트트랙 500m 준결승). 연합 뉴스
황대헌 선수와 스티븐 뒤부아 선수(쇼트트랙 500m 준결승). 연합 뉴스

지난 9일 쇼트트랙 1,500m 경기에서 황대헌 선수(1999∽)는 전날 1,000m 준결승에서 실격되어 탈락한 아픔을 극복하고 레이스 중반에 선두로 치고 나가 역주한 끝에 1위로 골인해서 우리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2위 입상자인 캐나다의 스티븐 뒤부아 선수(Steven Dubois, 1997∽)는 “황 선수의 뒤만 보고 달렸다.”고 겸손하게 인터뷰를 했다. 나흘 뒤에 치러진 500m 준결승 레이스에서 황대헌 선수가 무리하게 치고 나오다가 뒤부아 선수와 충돌해서 실격됐다. 레이스 후에 황 선수가 사과하자 뒤보아 선수가 웃으면서 받아들이고 격려했다.

19일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정재원(2001∽), 이승훈 선수(1988∽)가 각각 은메달, 동메달을 획득했다. 4년 전 평창올림픽에서는 정재원 선수가 페이스메이커로 활약해서 막판에 역주한 이승훈 선수가 1위로 골인해서 이 종목 최초의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그러나 후배의 희생으로 얻은 영광이라는 부정적 시선에 이승훈 선수는 심적 고통을 받아왔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이승훈 선수가 먼저 레이스를 이끌어 나간 덕분에 마지막에 역주한 정재원 선수가 은메달을 따게 됐다. 이에 두 선수는 그동안의 심적인 부담을 덜고 진심으로 서로를 축하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 해설자로 참석한 이상화 씨(1989∽)가 중계석에서 일본의 나오 고다이라 선수(Nao Kodaira, 1986∽)를 눈물로 응원하는 장면이 소개되면서 평창 올림픽부터 비롯된 두 선수의 우정이 한·일 양국의 언론을 통해서 재조명되고 있다.

선수단의 맏형 격인 쇼트트랙의 곽윤기 선수(1989∽)는 외국 선수들과 어울려서 오징어 게임으로 교분을 나누고 시상대에서도 BTS 댄스 세레모니로 분위기를 북돋웠다.

20일 밤 9시(한국시간)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폐회식에서 선수들은 이별을 상징하는 버드나무 가지를 들고 입장했으며, 대형스크린에는 베이징 올림픽을 빛낸 명장면들이 소개됐다.

올림픽기가 2026년 개최 도시인 밀라노와 코르티나 시장들에게 이양되고, 이윽고 성화가 꺼지면서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회식(베이징 국립경기장). 베이징 동계올림픽 홈페이지
제24회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회식(베이징 국립경기장). 베이징 동계올림픽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