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범어도서관 나태주 시인 문학콘서트 개최
대구 범어도서관 나태주 시인 문학콘서트 개최
  • 장희자 기자
  • 승인 2019.10.16 16:0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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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힘겨운 삶에 대한 위로와 응원,
독자에게 보내는 끊임없는 위로의 메시지,
대상에 대한 치밀한 관찰력과 사색, 천진하고 참신한 착상, 전통적 서정성을 바탕으로 자연의 아름다움 등을 노래하는 풀꽃시인 나태주선생님 강연모습

2019년 10월 11일 오후 2시부터 범어도서관에서 『행복한 100세 경영 아카데미』 주제로 나태주시인의 ‘시를 통해 헤아리는 삶의지혜’ 라는 내용의 강연이 있었다.

범어도서관에서 2019년하반기(10월-11월) 실시하는 행복 100세 경영아카데미 프로그램

본 강연에 앞서 대구라는 도시에 대한 나태주선생님의 첫인상으로  “대구에는 플라터너스 고목나무들이 잘 보존되어 자라고 있었는데, 언제부턴가 다른 도시에서는 외면당하면서 하나 둘씩 베어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거의 사라져 버려서 아쉬운 마음이 들었었다. 다른 도시에서는 사라져버린 외국인선교사집도 청라언덕에 잘 보존되어 있었다, 대구시민 모두가 공감하는 박태준의 ‘동무생각’ 노래가 있어 다른 도시에서 엄청 부러워 한다.  김광석거리도 굉장한 자랑거리이다. 처음에는 허접한 거리였는데 김광석케릭터가 거리를 살렸다. 고모령노래도 대구를 상징해 주고 있다. 모두가 대구의 문화도시 품격을 부러워 하고 있다 "는 내용으로 소감을 발표했다.

강연전 다소곳이 앉아 계시는 나태주선생님

본론으로 들어가서 "왜 우리가 시를 좋아하는가? 힘겨운 삶에 대한 위로와 응원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도시화, 과학화로 삶이 복잡해지고 상호비교로 상대적 빈곤감이 증가되어 의기소침해지고, 소외감, 열등감에 빠져 있다. 마음이 힘들 때에는 마음의 치료가 있어야 한다. 이런때 가장 적절하게 동원되어야 할 것은 시다. 정신적인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묘약, 마음의 파이팅! 그 뒤에 시가 있다고 말할수 있을 것이다.                                                                  

시는 힘겨운 삶에 대한 위로와 희망이다 라고 설명한다.

무리지어 피어 있는 꽃보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이

도란도란 더 의초로울 때 있다

두 셋이서 피어 있는 꽃보다

오직 혼자서 피어 있는 꽃이

더 당당하고 아름다울 때 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나태주 「혼자서」 전문  

언젠가 한 번 중학교에 강연을 간 일이 있다. 강연을 마치고 학생들에게 사인을 해주는데 한 여학생이 내 앞에 와 눈물을 글썽이며 내가 쓴 시 한 편을 읽어 주었다.  사실 나는 그 시를 써서 시집에 넣기만 했을뿐 별로 관심이 없어 잊고 있던 작품이었다. 놀라웠다. 왜 그 작품이 좋았느냐 물었다. 학생은 이 시 가운데 특히 마지막 연이 좋았다고 대답했다.    

너 오늘 혼자 외롭게    

꽃으로 서 있음을 너무 

힘들어 하지 말아라.   

아마 그 여학생도 ‘혼자 외롭게’  있으면서 힘들게 지냈던 기억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렇다. 인간은 누구나 힘든 때가 있고 외로운 때가 있고 지칠 때가 있고 누군가로 부터 위로 받고 싶은 때가 있게 마련이다. 시인들은 이것을 잊지말아야 한다. 외롭고 지친사람들을 위해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실로 시는 매우 단출한 문장으로 어찌 보면 하찮은 문학형식일 수 있다. 그렇지만 가끔은 시 한편을 읽고 삶의 의욕을 되찾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기 인생을 되돌아볼 삶의 궤적을 바로 잡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시의 영광이요 독자의 축복이다.                                     

 

시인은 외롭고 지친사람들을 위해 위로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큰 병을 얻어 중환자실에 널부러져 있을 때

아버지 절룩거리는두 다리로 지팡이 짚고

어렵사리 면회 오시어

한 말씀, 하시었다

얘야, 너는 어려서부터 몸은 약했지만   

독한 아이였다     

네 독한 마음으로 부디 병을 이기고 나오너라   

세상은 아직도 징글징글하도록 좋은 곳이란다 

아버지 말씀이 약이 되었다

두 번째 말씀이 더욱 

좋은 약이 되었다.

이것은 내가 쓴 「좋은약」이란 작품이다. 2007년 큰 병에 걸려 중환자실에 있을 때 연로하신 아버지가 면회 오셔서 하신 말씀을 기억해 두었다가 나중에 쓴 작품이다. 실은 이 문장은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다. 징글징글이란 단어는 결코 긍정적인 경우에 쓰이는 단어가 아니고 부정적인 경우에 쓰이는 단어이다. 그러나 여기에서는 이 말 밖에는 다른 말을 쓸 수가 없었다. 정말로 나는 절체절명의 순간순간을 견디면서 징질징글하다는 말이 그렇게도 마음의 힘이 될수 없을 만큼 힘이 되었던 것을 기억한다. 시를 읽는 사람만이 아니라 시를 쓰는 시인에게도 많은 도움을 준다. 나는 왜 어린시절부터 시에 매달렸고 시를 썼던가? 가장 중요한 이유는 시를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였고 시를 쓰면 마음이 놓이고 편안해졌기 때문일 것이다.

시는 독자뿐만 아니라 시인 자신에게도 힘과 용기를 준다고 설명한다.

나는 꿀과 연결하여 시를 이야기해보고 싶다. 꿀은 꽃에 있었던 것이였다. 꽃들이 생존수단으로 꽃가루받이를 하기 위해 스스로 마련한 것이 꿀이다. 이렇게 꽃들이 준비한 꿀을 꿀벌이 찾아가 모은 것이 꿀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꽃꿀이라 하지 않고 벌꿀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시를 두고서도 같은 맥락으로 설명될수 있다. 본래 꿀이 모든 꽃에게 있었던 것처럼 시는 세상 만물, 세상 모든 사람의 생각과 느낌, 그 삶속에 이미 내재한  그 무엇이다. 그것을 시인들이 가져다가 자기의 시로 만드는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도 그러한 시를 세상 모든 사람의 시라고 말하지 않고 시인의 것이라고 말한다. 꿀의 경우에서 꽃의 꿀이 아니라 벌의 꿀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이런 점에서 시인들은 겸손해야 하고 늘 자기만의 문제나 느낌, 생각에만 몰두하지 않고 주변의 모든 사람들의 그것에 대해 겸허히 귀를 귀울이고 부드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한 시여야 한다. 벌꿀처럼 유용하고 두루 인간에게 유용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

시인은 벌꿀처럼 두루 인간에게 유용한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나태주「풀꽃」전문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는 유년기를 말하는 것이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는 중년기를 말하고, 너도 그렇다는 노년기를 의미하기도 한다. 유년기, 중년기도 중요하지만 노년기를 잘 보내는것은 더욱 중요하다.

「풀꽃」이란 작고 사소해서 사람들이 그 가치와 아름다움을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일상적인 존재를 의미,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하는 세심하고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대상의 진정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애정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한다.

 

 

 

‘너도 그렇다’ 라는 반전을 통해 이러한 자세가 독자를 비롯한 세상 모든 존재에게 적용될 수 있음을 설명한다.

오늘 새날,새사람

오늘 첫날,첫사람

과거는 잊고,화내지 않고,오늘을 즐기며 감사하며 사신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가을하늘에 맑은 빛으로 번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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