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259) 모두가 한평생이다
[원더풀 시니어] (259) 모두가 한평생이다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4.03.21 0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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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영천시장배 전국댄스스포츠 경기대회
전국댄스스포츠 경기대회에서 갈고닦은 기량을 뽐내는 시니어들. 시니어매일 DB

 

요 앞, /시궁창에서 오전에 부화한 하루살이는/점심 때 사춘기를 지나고/오후에 짝을 만나/저녁에 결혼했으며/자정에 새끼를 쳤고/새벽이 오자 천천히 /해진 날개를 접으며 외쳤다./"춤추며 왔다가 춤추며 가노라!"/미루나무 밑에서 날개를 얻어 칠일을 산 늙은 매미가 말했다./"득음도 있었고 지음도 있었다."/꼬박 이레 동안 노래를 불렀으나 한 번도 나뭇잎들이 박수를 아낀 적은 없었다./칠십 산 노인이 중얼거렸다./"춤출 일 있으면 내일로 미뤄두고/노래할 일 있으면 모레로 미뤄두고/모든 좋은 일은 /좋은 날 오면 하고 미뤘더니,/가쁜 숨만 남았구나."/그 즈음 /어느 바닷가에선 천 년을 산 거북이가 느릿느릿 천 년째 걸어가고 있었다./"모두 한평생이다!" 시인 반칠환(60)의 “한평생”이란 시 이다.

하루살이는 하루살이대로 매미는 매미대로 거북이는 거북이대로 모두가 후회 없는 한평생인데 유독 인간만이 후회를 남긴다. 어느 의사가 임종하는 환자 앞에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물었더니 많은 답이 ‘내 맘대로 하면서 살 걸...’이었다고 들었다. 우스갯소리로 사람이 죽은 뒤 무덤에 가보면 ‘껄 껄 껄’ 하는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웃는 소리가 아니라 좀 더 사랑할 껄 좀 더 즐길 껄 좀 더 베풀며 살껄 ... 이렇게 껄껄껄 하면서 후회를 한다니 이 얼마나 어리석고 미련한 일인가. 하루살이는 시궁창에서 태어나 하루를 살았지만 제 몫을 다하고 갔고 매미는 7년을 넘게 땅 속에서 굼벵이로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7일을 살고 갔지만 득음도 있었고 지음도 있었다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천 년을 산 거북이는 느릿느릿 걸어도 제 할일 다 하며 살고 간다.

하루를 살았건 천 년을 살았건 모두가 한평생이다. 그런데 인간은 기쁘거나 즐거운 일이 있어도 즐기지 못하고 모두 다음으로 미룬다. 모든 좋은 일은 좋은 날이 오면 한다고 미뤄두고 무엇이 그리 바쁜지 허둥대며 살다가 후회만 남기고 가는 게 인생이다. 이렇게 인간에게 후회는 숙명적이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후회를 줄일 수 있는 삶이되도록 노력하자. 돈 많이 버는 것을 자신의 꿈으로 얼마나 벌었느냐가 성공의 척도가 되고 영원히 살 것처럼 물질도 영원히 함께 있을 것이라는 착각 속에 사는 것이 인간이다. 그러나 세상 살면서 어느 것 하나 내 것은 없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게 인생이다. 잠시 사는 동안 내게 주어진 것을 보관하고 지키고 있었을 뿐 나그네처럼 살다가 간다. 인생을 나그네라 함은 세상을 떠날 때는 모든 것을 두고 가야함을 비유한 말이다.

어린 시절은 아침과 같고,,,젊은 시절은 낮과 같고,,,늙은 시절은 저녁과 같이 잠깐이다. 괴로움이나 즐거움이나 눈 깜박 할 사이에 지나 간다. 좌절, 슬픔, 고통도 인생의 일부이다.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인생에서 누구나 겪게 되는 길이다. 행복하고, 즐겁고, 기쁘고, 편안한 것만을 찾아서 좇다 보면 고통의 무게는 더욱 무거워지지만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죽음은 가깝지도 멀지도 않고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으로 피해갈 시람 아무도 없다. 내게 주어진 시간 오늘이 마지막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채워나가자. 행복을 곁에 두고도 다른 곳을 찾아 헤매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자. 이제 삶을 눈으로만 보지 말고 가슴으로도 살피면서 내가 가진 만큼 즐기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