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PC방에서 전쟁 놀이 중!
세계는 지금, PC방에서 전쟁 놀이 중!
  • 배소일 기자
  • 승인 2024.03.16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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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one(무인기), AI(인공지능)가 인간을 '악마화' 한다​

세계는 지금 조종사가 필요 없는 무인기(drone 無人機)​ 드론의 전쟁 시대​로 접어들었다. ​전장(戰場)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조종할 수 있는 무인기는 공격 측의 인적 피해가 없기 때문에 안이한 무력행사로 이어질 수 있고 그 위험성은 상상을 뛰어 넘기에, 드론 공격기 남용 방지를 위한 국제법이 시급히 만들어져야 한다.

2022년 2월 24일 푸틴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이 당초 관측과는 달리 전투가 장기화되고 무기 공급 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아군의 인명 피해를 입히지 않고 적군 만을 살상 할 수 있는 자폭(自爆)용 드론 이용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격전이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쌍방이 드론을 정찰 임무 뿐만 아니라 시설 파괴는 물론 인명 살상을 위한 공격에 적극적으로 악용되어 우려가 커진다. 특히 러시아는 자폭용 드론으로 우크라이나의 인프라 시설 등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고, 우크라이나 군(軍)도 수상(水上) 드론으로 러시아군 함정을 격침하는 등의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지구를 실효 지배하고 있는 이슬람 정파​​인 하마스의 전투에서도 드론이 사용되어, 하마스 간부가 살해되는 등의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무인기의 군사적 이용이 확대되는 것은 전투기나 미사일에 비해 저렴하고 장시간 연속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며 나아가 다연장(다수의 로켓발사관) 로켓처럼 벌 떼 같이 한꺼번에 십자 포화를 하는 방식은 경제적 부담이 적으면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계산도 있었을 것이다.

한국군도 드론작전사령부​를 설치해 운용하기 시작했다. 2022년에 일어난 북한군의 서울 상공 무인기 무단 침범 사건을 계기로 적의 무인기를 막고, 반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감시, 정찰, 타격, 심리전, 전자전 임무를 수행할 무인기 작전 전담 부대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2023년 9월 1일 국방부 직할부대로 정식 창설됐다.

일본은 2022년 말에 정한 ‘방위력정비계획’으로 무인기 도입에 23~27년도 5년간 총액 1조 엔(약 8조8,975억원)을 투입할 방침을 세웠다. ‘유인기’가 맡고 있는 임무를 ‘무인기’로 대체 시켜 자위대의 인원 부족을 보완하겠다는 목적이다.

중국 역시 다수의 소형 무인기를 날려 ‘십자포화공격’하는 기술의 확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과거 중국이 한국전쟁 당시 이른바 ‘인해전술'처럼​​ 사람 대신 드론을 한꺼번에 일제히 쏘아 대는 레이저 장치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드론 공격을 하는 쪽은 모니터 화면 너머로 조작하기 때문에 마치 PC방에 앉아서 게임을 하는 듯한 착각에 빠져,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악마와 같은 행위를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는 등 생명에 대한 감각 상실이 되는 점에서 드론 공격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의 급속한 발달로, 사람의 판단 없이 AI가 스스로 표적을 선택, 공격을 하는 '치명적 자율 무기 시스템'이 실용화될 우려도 있다. 최근 미국, 중국, 러시아 등은 드론 사용에 관한 국제적인 규칙을 검토하고 있지만,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엄격한 규제를 요구하는 국가와 규제를 최소한으로 억제하고 싶은 국가의 사이에서 의견이 대립하는 것이다.

​원래 국제인도법​은 전쟁에서 무력행사 대상은 군사 목표에 한하여 무차별한 공격을 금지하고 있긴 하지만, ​드론을 활용하는 경우에는 민간인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등의 원칙에 따른 규제를 각국 간 철저하게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 또 AI에게 인명을 빼앗는 판단을 시키는 것 등의 기술적 내용이 포함돼서는 안 된다. 세계 각국은 엄격하고 실효성 높은 drone(무인기) 사용 규제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