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풀 시니어] (248) 가진 것에 만족하며 살자
[원더풀 시니어] (248) 가진 것에 만족하며 살자
  • 김교환 기자
  • 승인 2024.01.04 09: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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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단을 결성하고 봉사활동에 나선 시니어들. 시니어매일DB
봉사단을 결성하고 봉사활동에 나선 시니어들. 시니어매일DB

 

오유지족(吳唯知足)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석가모니의 마지막 가르침을 담은 유교경(遺敎經)에 나오는 “나는 오직 만족함을 알 뿐이다”라는 의미로 이는 작은 것으로 만족할 줄 알아야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또한 남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자기 가진 것에 만족하라는 가르침이기도한데 쓸데없는 욕심을 가지지 말라는 교훈을 주고 있다. 티벳 속담에 해결될 문제라면 걱정할 필요가 없고, 해결이 안 될 문제라면 걱정해도 소용없다! 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세상살이를 보면 월수입 백만원인 사람은 세금내고 정말 빠듯이 살아가며 아프면 안 된다고 전전긍긍한다. 월수입 삼백만원인 사람은 자녀 학원비, 보험료 내면서 전전긍긍 살아간다. 월수입 오백만원인 사람은 주식투자도 하고, 주택융자를 갚으며 전전긍긍 살아간다. 월수입 천만원인 사람은 자녀의 해외 유학비 대느라 전전긍긍 살아간다. 월수입 일억원인 사람은 그 수입을 유지하려고 전전긍긍 살아간다. 월수입 얼마인지도 모르는 사람은 재산 때문에 자식들의 상속 싸움 걱정으로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고 전전긍긍 살아간다. 인터넷으로 떠도는 글을 옮겨보았는데 참 의미있는 이야기다. 왜 사람들은 있으나 없으나 모두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할까?

이 지구상에서 아무리 가져도 만족을 모르는 동물은 인간뿐이라고 했다. 끝도 없이 하고 싶고, 갖고 싶고, 되고 싶고, 얻고 싶어서 앞만 보고 달려왔건만 아직도 갖고 싶은 게 남았고 부족하다니... 우리 속담에 천석꾼은 천 가지 걱정이요, 만석꾼은 만 가지 걱정이 있다고 했다. 어느 누구라도 크든 작든 걱정거리 한두 가지는 가슴에 담고 살아가는데 지금의 노년세대는 안 쓰고, 안 먹고, 안 놀고 아껴 쓰는 것이 체질화되어서 무엇 하나 놓지 못함이 몸에 익숙해졌다. 그러나 늙음은 직업, 재력, 건강 등 모든 것을 평준화 시킨다. 잘 났다고, 많이 가졌다고, 건강하다고 자랑해봐야 세월을 못 당한다. 그래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바로 자신이 움켜쥐고 있는 것들을 하나씩 내려놓으면 된다. 내려놓으면 자유로워지는데 우리는 많은 것들을 내려놓지 못해서 힘들고 어렵다. 욕심과 욕망은 무거운 짐이 되어 자유를 잃게 되고 마음만 괴롭게 한다.

자신을 한번 돌아보자. 짐은 줄일수록 발걸음은 가벼워지는 것이니 지금부터라도 하나씩 내려놓고 몸을 가볍게 하자. 그리고 아직도 내려놓지 못하는 짐이 너무 많은 건 아닌지 살펴보자. 이제 불필요해진 것들을 과감하게 버리고 비우면 삶의 공간이 넓어지는 만큼 마음도 여유롭고 편해질 것이다. 이미 필요 없어졌거나 의미가 없어진 일을 포기 못하는 것도 문제다. 남보다 뛰어나다고, 똑똑하다고, 잘났다고, 많이 안다고, 내가 더 잘 할 거라 생각 말자. 내 분수와 처지를 돌아보고 만족할 줄 알면 부자나 다름없지만 많은 걸 가져도 만족을 모르는 사람이야말로 평생 가난한 사람일 수밖에 없다. 남과 나를 비교하기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비교하면서 내 처지 내 분수에 만족할 나이가 되었다.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면서 살라는 것이 오유지족(吾唯知足) 의 교훈이다. 천년만년 살 것처럼 버리지 못하고 언젠가라는 막연한 기대야 말로 부질없는 짓이다. 내려놓으면 인생이 즐겁고 지금 이 순간을 즐겁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