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문학계 중진 작가 은종일 운영위원장에게 듣는다
대구 문학계 중진 작가 은종일 운영위원장에게 듣는다
  • 유무근 기자
  • 승인 2023.11.19 17:24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필과지성창작아카데미 2006년에 1기 개강, 35기까지 850여 명 수료
아카데미 원장으로 오랜 기간 역할 수행해와
150여 명이 시, 수필 등 여러 장르에 등단. 대구문인협회 회원 다수 점해
여러 문학 단체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
출판사 북랜드에서 만난 수필과 지성 창작 아카데미 은종일 원장. 서   <유무근 기자>

현대수필 1백 년의 현주소는 양적 풍요이다. 수천 명에 이르는 수필가, 수많은 수필 전문지, 연간 1만여 편에 이르는 발표 작품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수필과 지성 창작아카데미’ 은종일 원장은 “비평 없이 양산되는 양적 팽창의 수필 문학에 대해 느끼는 무력함과 불안감은 현재진행형”이라고 역설한다. 1945년생인 은원장은 경북 군위 출신으로 경북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회계학을 전공(경영학석사)하였고, 한국전력공사에서 경북지사장을 끝으로 38년 근속한 직장을  정년 퇴임했다. 대구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과지성창작아카데미((이하, '수지') 은종일 원장을 만나 문학 발전을 위해 일궈온 업적과, 여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여러 문학 단체에 몸담아 종횡무진하는 삶의 이야기를 들었다.

달구벌수필문학회 회장, 대구 문인협회 부회장과 감사, 군위 문인협회 창립회장을 역임한 그는 현재 (사)한국수필가협회 부이사장, (사)한국문인협회 이사, 여백 문학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현재 ‘수지' 운영위원장(원장)을 맡고 있다.

은종일 원장(좌)이 주강인 장호병 교수와 좌담을 나누고 있다. <유무근 기자> <유무근 기자>

 

- ‘수지’는 문학계에서 어떤 역할을 했나?

▶ 디지털 세상이 열리면서 문학 장르 중 수필이 인기 장르로 주목받았다. 수필인구는 늘어나는데 이를 수용해서 양성할 교육 기관이 필요했다, 그래서 교육대학교 시인이기도 한 강현국 대구교육대학교 총장께 건의해 아카데미를 개설하였다.

‘수지'는 2006. 11. 9 일 1기를 개강하여, 주강은 장호병 교수가 맡고, 은종일 작가는 운영위원장을 맡았다. 2007년 2기부터 피귀자 수필가 등 여러 작가가 교대로 운영위원장 소임을 맡아오다  2011년 상반기 10기부터 현재 35기까지 그가 다시 맡아 재임하고 있다.

▶ ‘수지’에서 배출된 수강생이 문학계에 미치는 파급력은 크다. 제1기부터 제34기까지 850여 명이 수강하였다. 그 가운데 150명에 이르는 수료생이 수필, 시, 동시, 동화, 소설 장르에 등단하여 눈부신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광역시 문인협회 전체 회원의 약 14%를 점유한다.

◆ 한국수필이 태동하다.

▶ 1971. 2. 10 창립된 (사)한국수필가협회는 4천여 명의 한국 수필가들의 모체로서 기관지 《한국수필》은 1345호(2023.11)를 발간하였다.

‘수지’ 장호병 교수는 (사)한국수필가협회 이사장(2018-2021) 역임했다. ‘수지’ 은종일 운영위원장은 (사)한국수필가협회 부이사장직을 2018년부터 현재까지 재임 중이다.

저서 7편 중 최근 집필한 '현대 수필의 창작과 비평' 표지 전 후면  <유무근 기자>

- 문학에 발을 딛게 된 동기

▶고등학생 때 김형석 교수의 『고독이라는 병』, 『영원과 사랑의 대화』에 감명을 받아 문학에 심취하였다. 공기업 한전의 사내지 《월간 한전》에 글을 썼으며, 1972년 공기업에 고객 서비스 마인드가 도입되면서 시행한 제1회 봉사 체험기 전국 공모전에서 우수상(2위)에 당선되었다. 1976년 간부 임용 후부터 문학과 업무를 양립할 수 없어서 꿈꾸는 문학도로만 지내오다 2003년 정년퇴임 후 문학에 뛰어들었다.

- 수필과 지성 창작아카데미 보람과 자긍심, 그리고 향후 계획

▶ 2006년 개강 후 17년을 후진 양성에 힘을 보태왔다. 사회과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문학의 학문적 매력에 몰입된 기간이었다. 아카데미 수업에서의 교학상장(敎學相長)은 늦깎이 문학도를 수필가, 시인, 문학평론가로 거듭나게 하였다.

'수지' 책쓰기 반 종강식에 참석하여 앞자리가 아닌 뒷편에 서있는 은종일 원장(맨 뒷줄 가운데)  <유무근 기자>

 

◆ 등단은 기본 자력을 먼저 쌓는 것이 필수

- 등단 및 출간하려는 문우들에게 전하는 고언

▶ 등단은 내실이 중요하며 주변을 의식해서 서두르면 글이 늘지 않는다. 교회나 절에 오래 다녔다고 신심이 깊은 것이 아닌 것과 같다.

작품집은 적기에 출간하라고 권한다. 시간이 오래 지나면 수필작품은 작품성이 휘발되어 시의성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신변잡기’ 소리를 끊어내는 것, 수필의 창작 문학화가 현재진행형 과제다.

시(詩)를 알아야 수필을 쓸 수 있는 것이 수필의 위상이다.

 

- 후배들에게 문학에 도움이 되는 덕담 한 말씀

▶ 앞으로의 문학은 크로스오버, 하이브리드로 장르 파괴에 이를 것이다. 한 장르에 갇히지 말고 복수 장르를 섭렵하기를 권한다. 글쓰기는 자판 누를 손가락 힘만 있으면 죽을 때까지 함께할 수 있는 즐거운 보람일 것이다.

 

- 살아오면서 보람 있었던 적은

▶ ‘수지’ 수료생의 전국 공모전 수상 소식을 접할 때 보람을 느낀다.

천주교 범어성당에서 ‘장례지도사’로서 4년간 봉사를 한 일도 보람이다.

한전 대구경북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대구 경북 지역의 전력공급 책임을 맡아 양질의 전력공급을 통해 지역 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

 

- 은종일 원장의 저서와  수상 경력

▶ 《산문의 시》와《문장》 평론, 《문학 시대》 시(詩)로 등단했다.

수필집: 『거리』, 『재미와 의미 사이』, 『춘화의 춘화』, 『아린』. 시집: 『사소한 자각』,『허공 도장』. 평론집: 『현대수필의 창작과 비평』을 출간하였다.

▶ 수상 실적은, <박종화 문학상>, <대구문학상>, <한국수필작가회 문학상>을 수상하였고, <석탑산업훈장>을 수훈하였다.

 

문학도로서 그에게는 윤오영 수필가가 롤모델이다. 닮고 싶은 사람이다. 그는 천주교 신자이기도 하다. 주교좌 범어 대성당 총회장 겸,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2 대리구 총회장을 역임하였다.

사회적으로나 종교, 문학 전반에서 후진 양성을 위해 선구자 역할을 하며, 문학계의 견인차 소임을 마다않는 노익장 은종일 원장,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오늘도 종횡무진 활동한다. 팔백여 후배 문우들은 교학상장 의미를 새기며 그에게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