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뒤엔 희생이
                  매향 도현영

배추는 속이 꽉 찼을 때 뽑아버린다
반으로 가르는 것도 모자라
소금 싸대기 된통 두들겨 맞고
축 늘어져 있는데도
불쌍한 마음 온데간데없이
갖은양념으로 덧칠을 해버린다
뽀얗고 샛노란 살갗은
얼마나 따가운지 알까마는
내 몸에 불붙어야 맛있다 하는 당신들
나 없으면 어찌 김치 맛을 보리요

가정은 어떨까
부부가 서로 할퀴듯 이기려 한다면
작은 불씨로 온 집안은 쑥대밭 되고
인내와 배려심이 활화산처럼 타올라
끊임없는 언쟁을 막을 수 없다.
결코, 화목한 가정 만들기 위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부모는 서로 희생을 감수해야지
자식들 입가에 미소가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