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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 (2)
icon 이정규
icon 2019-04-02 20:39:28  |  icon 조회: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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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2) / 이정규

 


문틈을 밀고 들어온 서늘한 바람이

계절에 흐느낌인지

붉은 등불 하얗게 밤새우며

처마 밑 풀 벌레 우는 소리 들리니

인생사 낙수처럼 흘러내린다

 

이끼 피워 난 문설주에

촉촉한 이슬들이 진을 치고 

초가 위 둥근 박이 달빛에 오르니

잊힌 고향 생각 절로 나네

 

연분홍 두견화 입에 물고

그 언제쯤인가

가슴 두근거리며 스치듯 바라본

여인의 향기는

빛바랜 그리움 하나로 남았건만

 

애잔한 인고의 세월이 무상하여

지난 날들을 회상하니

버리고 싶지 않았던 시간

흘러 가버린 낙숫물처럼

회한의 숙면에 묻혀 잠들었구나.

2019-04-02 20:3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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