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글마당 시니어매일은 독자 여러분과 함께 만들어 가는 신문입니다. 참여하신 독자께는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구멍 난 지붕 / 이정규
어둠이 내린 서글픈 사각진 방에
나 홀로
상념 속에 젖은 무언의 대화
구멍 난 지붕 사이로
달빛이 살며시 내려오는데
반짝이는 붉은 눈시울이 밤을 밝힌다
말 못 할 응어리진 가슴앓이
미간을 오므려
달빛을 가리고 싶었지만
그 무엇을 취할 것인가
그렇게 밤마다 나를 훔쳐보고 있었으니
밤하늘
바람이 울고 간 나의 쉼터에
부질없는 번뇌의 마음
어떤 날은 비가 떨어지지만
구멍 난 지붕처럼 뻥 뚫리면 얼마나 좋을까
여인의 눈썹 같은
초승달에 걸려 독백으로 묻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