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공원에 둥지 튼 천연기념물 정이품송 (正二品松) 장자목 (長子木) 눈길 끌어

서울 올림픽공원, 정이품송 후계목 장자목

2023-07-23     박미정 기자
서울

 

조선 세조임금이 속리산 법주사에 행차할 당시, 소나무 가지에 임금이 탄 연(輦-가마)이 걸려 갈 수 없게 되자 스스로 가지를 들어 올려 연을 통과할 수 있도록 해 세조로부터 정이품이라는 벼슬이 내려진 천년기념물 제103호, 정이품송이 속리산에 있다. 그 소나무도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솔잎혹파리'라는 병해풍과 낙뢰, 태풍에 가지가 꺾이는 등 기품있고 우아했던 제모습을 잃었다. 

아름드리

 

조선시대 고위 관직인 정이품이라는 역사성과 상징성을 살리기 위해 국립산림과학원이 이 나무를 영원히 남기기 위한 후계목, 즉 아들 나무를 만들었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전국에서 이름난 소나무 중 425개체를 선정해 이중 가장 뛰어난 강원도 삼척의 소나무 중 5개체를 선정해 2001년 '정이품송 혈통보존을 위한 혼례식'을 치뤘다. 

장자목

 

결혼방식은 인공교배를 통한 부계(정이품송 목)에 의한 혈통계승, 즉 아버지 나무인 정이품송의 혈통을 이어 받은 나무를 만들었다. 신랑측 혼주는 보은군수, 신부측 혼주는 삼척시장으로 진행되었다. 인공교배는 2001년 4~5월까지 화분채취 및 가루받이를 하고, 2002년 5월에 수정을 한 후 그해10월에 종자 채취에 성공해 2003년에 파종했다. 

올림픽공원은

 

이러한 과정을 거쳐 5그루의 나무가 탄생하게 되었는데, 2009년 3월경에 올림픽공원, 세조의 능침인 광릉, 지금도 '홍릉'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청량리 소재 국립산림과학원, 청와대 및 남산에 각각 한 그루씩 식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