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스각 빠스스각" 김동원 시인 시집 출판기념 시 콘서트

2022-07-04     권정숙 기자

 

출연진

 

 

7월1일 금요일 밤 7시에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 있는 대구생활문화센터 2층 어울림홀에서 대구시낭송예술협회가 주관하는 김동원 시인의 빠스각 빠스스각 출판기념 詩 콘서트가 열렸다. 새로 지은 듯 시원한 공간은 아직도 나무의 향이 살아 있는 듯 생기로웠다.

출연진들은 일찍 와서 리허설 준비에 분주했고 축하객들도 기대와 설렘으로 들뜬 마음으로 입장하면서 지인들끼리 서로 반갑게 인사들을 나누면서 분위기를 돋우어 갔다. 먼저 식전행사로 팬플룻 연주가 있었다. 흔히 들을 수 있는 악기는 아니었고 음색이 맑고 애절해서 시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설주님의 사회로 詩 콘서트가 시작되었다. 낭송가들은 한 사람 한 사람 자기가 낭송할 시를 재탄생이라도 시키려는 듯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워 박수갈채를 받았다. 특히 이형국님이 낭송한 ‘시검’은 좋은 시에 날개를 달아준 듯한 작은 詩 퍼포먼스였다.

남익지님이 낭송한 ‘이 시인놈아’ 에서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뇌하는 시인의 모습이 너무나 적나라하게 잘 드러났다. 아내는 현실을 직시하라고 다그치나 시인은 오직 자기 세계에 빠져 무념무상이다. 아무리 시인이지만 육의 몸을 가진 인간이기에 공기만 마시고 살수 없을 터이고 사랑하는 아내의 고통을 외면하기에는 마음은 너무나 여리다.

권중래, 이지희님이 낭송한 ‘모란’은 선문답 같으나 웃음과 해학이 있고 골계미가 있는 아주 좋은 시였다. 게다가 너무나 상반된 두 분의 뛰어난 연기가 오래 기억 될 것 같다.

김동원

 

 

詩 콘서트의 백미는 김동원 시인과 김상환 시인(평론가)이 나눈 대담이었다. 질문도 예리했지만 답변 역시 명쾌하였다. 책 제목의 궁금증부터 풀렸다. 눈이 왔을 때 처음 밟는 소리를 우리는 일반적으로 뽀드득 뽀드득이라고 표현하게 되는데 눈이 얼어서 얼음이 되었을 때 나는 소리를 시인은 빠스각 빠스스각이라 듣고 그렇게 표현했나 보다. 이번 시집은 너무 비약이 심해서 얼른 이해가 불가하리라는 전제하에 시의 행간과 시간, 공간을 한사람의 삶으로는 긴 100년의 시간과 공간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고 한다. 천년이나 만년 쯤 잡고 생각해 보아야 시인이 왜 이렇게 비약을 했는지 알수 있지 않을까 한다. 시는 영원한 미완성이라며 길게 보라고 조언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박종천님(시조시인)과 이지희님(대구시낭송예술협회 회장)이 부른 듀엣은 여기가 시 낭송회인지 음악회인지 가늠이 되지 않을 만큼 훌륭하고 멋진 하모니를 이루어 많은 사람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멋진 詩 콘서트에서 다시 한 번 절실히 느낀 점은 시인과 낭송가의 관계는 불가분의 관계이며 낭송은 책속에 활자로 누워 잠자고 있는 시를 흔들어 깨워 날개를 달아주는 작업과 같다. 그래서 시는 생명을 얻어 온 세상을 휘젓고 다니며 사람들 마음속에 눈물을 닦아주는 손수건도 되고 사람 대신 세상을 향해 사실보다 진실을 일갈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정인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