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은 누가 쓰는가

내 삶을 기록해 보고자 일반인들도 자서전 쓰기에 도전한다

2022-03-18     김외남 기자

자서전하면 처음에는 성공한 사람들의 내력을 책으로낸 것이려니 생각했다. 정치인이나 공직에 있던 사람들이 자기의 이력을 과시하거니 홍보차원에서 사회에 내어놓았다. 거의가 전문인들에 맡겨서 출판기념회 하면서 거창하게 자기 피력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요즈음은 연세가 든 일반인들도 미쳐 관심두지 않았던 나를, 자기자신을 집중탐구하면서 쓴다. 내 속에 잠자고 있는 나를 끄집어 내어 미처 몰랐던 진정한 나를, 내 여생을 정리하며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남기고 싶고, 하고 싶은 이야기에 치중하여 자족하고 더 보람되게 돌아보는 계기로 글을 쓴다. 수강생들은 젊은 날들을 동분서주하며 쟁쟁한 삶을 살았던 분들이 많다.

자서전쓰기에는 순서가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삶의 순서대로 쓰다보면 지루하거나 싫증나기 십상이다. 동기에 충실하여 쓰다보면 관심두지 않았던 나에게 집중하게 되고 나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의욕이 생기고 내가 미쳐 몰랐던 나를 돌아보게 된다. 어느 정도 필력이 늘기도 하고 진솔하게 생생한 내 삶의 모습에 스스로 자신감이 생기기도 하고 내 글을 읽어줄 자식 형제 친지 친구들을 떠올리게도 된다.

어느 정도 글이 모이면 순서를 청하고 차례를 정하고 뒤쪽에는 가족연보도 올리고 중간중간에 사진도 끼워 넣다 보면 가보로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책자 한 귄이 된다.

자서전 회고록반에 들어옴으로써 동료들간의 진한 유대감도 생기고 매 학기마다 자기 고장을 소개하는 가까운 곳으로의 여행도 즐긴다. 성주, 청도, 밀양, 군위, 포항, 구미, 의성에서 서로 자기 고장을 소개시키려고 자기 고장으로 여행가자고 서두른다.

몇몇 분들이 자서전을 내고 만족해 한다. 일본에 사는 재일교포 한 분도 수강하고 이번 학기에는 초기에 한국 나와서 자서전반 수강하다가 미국LA로 돌아간 수강생도 있다. 자서전을 써보고자 미국서 ZOOM으로라도 강의를 듣고자 하며 수강료를 보내오는데 강의 시간이 미국은 밤이라 시간이 맞지를 않다. 이분은 은퇴해서 2006년에 대구에서 아파트 마련해서 10여 년간 살다가 2016년에 돌아갔다. 서울대 물리학과 졸업 후 미국 물리학 연구팀으로 모셔가서 반도체 관련 권위자이다. 카페에 글을 올리는 형식으로 댓글 달고 수정해 주면서 이메일을 매일 주고받는다. 대구교대사회교육원 자서전 회고록반은 그야말로 글로벌 수강과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