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시장 사람들] 천연염색 생활한복 ‘청아름’ 김정옥 대표

2022-01-20     성정분 기자
자식처럼

 

대구 중구 대신동 큰장 네거리에서 서문시장 1지구 1층 입구로 들어서면 천연염색과 생활한복으로 꽉 들어찬 ‘청아름’이 있다. 정성 들여 지은 따뜻한 외투에 시선이 모인다. 청아름을 운영하는 김정옥(60) 대표는 온화한 인상에 밝은 미소로 손님을 맞이한다. 가게를 시작한 지 4년 차. 이 근처에서 가장 먼저 가게 문을 열고, 가장 늦게 닫는 거로도 소문이 났다. 몸에 밴 친절함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다. 젊은 시절 남편 최인기(63) 씨는 타이어 대리점과 원단 장사를 했다. 평온한 생활을 하던 그에게 시련이 닥쳤다. 전업주부로 살던 11년 전, 남편의 사업이 부도났다. 두 아들의 교육비와 생활비가 시급했다. 살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다 서문시장에서 점원 생활을 시작했다. 사장님의 말을 따르며, 어깨 너머로 장사의 노하우와 고객 응대법을 익혔다.

따뜻한

 

그렇게 배우기를 7년. 몇 년 전 서문시장 4지구 화재 때 근무하던 점포가 타버렸다. 여전히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1지구에 ‘청아름’이란 이름으로 개업했다. 오랜 점원 생활 후에 내 점포를 갖게 된 날의 기쁨은 한없이 컸다. 이제 예순 살, 서문시장에서는 젊은 편에 속한다. 워낙 열심히 하다 보니 차츰 단골도 늘어나고 장사도 잘되었다. 2년 정도 잘 운영했는데, 코로나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 2년간은 정말 어려웠다. 전국의 모든 자영업자가 다 같이 힘들었지만, 서문시장 상인들도 큰 고통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희망을 잃을 수 없다. 앞으로 오미크론이 사라지고 코로나가 물러날 날이 오리라 굳게 믿는다. 그는 큰 시장인 서문시장이 살아야 대구 경제가 살아날 수 있다고 말한다. 재래시장이 힘든 시간을 견디고 살아날 수 있는 일이라면, 자신도 기꺼이 동참하겠다고 힘주어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밝은 서문시장의 미래를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