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일자리] 내 일이 있어야 내일(來日)이 있다

김갑용 이타창업연구소 소장 특별기고 내 일자리는 내가 만들어야 돈보다 일이 소중, 일은 삶의 중요한 에너지

2021-09-02     시니어每日

 

노인들의 일자리 문제는 심각한 것이 현실이다. 노인은 늘어나고 일자리는 줄어들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공공근로 성격의 일자리를 노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이 문제는 절대로 해결되지 않는다. 노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일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먼저다. 일은 ‘생산적인 목적을 위하여 몸이나 정신을 쓰는 모든 활동’이라고 사전에서는 정의하고 있다. 일은 일 그 자체로서의 가치를 인정해야 하는데, 우리는 일을 이런저런 이유로 나누고 모양 짓고 등급을 정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문화가 있으며, 지금의 노인 세대들이 그것을 만들고 그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을 왜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고 시선을 의식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일은 그 자체로 숭고하고 그로 인해 생기는 에너지는 단순히 돈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그런데 모든 가치를 돈으로, 일을 규정하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행복한 노인생활을 위한다면 스스로 일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 그리고 그런 사회적인 시선과 문화도 같이 만들어져야 한다. 이것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해야 할 일이다.

일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일을 단순히 생계수단으로 생각하면 노인의 일자리는 존재하지 않고, 존재하더라고 스스로 보잘것없는 것으로 인지하는 것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돈이 많은 사람은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 그동안 고생했으니 이제는 좀 놀면서 편하게 살자는 것이 지금 노인 세대의 일반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그것은 일이 있을 때 할 수 있는 생각이다. 일이 단절되면, 돈보다 일이 소중하다는 생각이 절실해진다. 특히 살아가야 할 시간이 늘어나면서, 일은 내 삶의 중요한 에너지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일을 하면 돈이 생기지 않더라도, 돈을 버는 효과가 있다. 이유는 일을 하는 동안에는 돈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일이 나를 즐겁게 하는 일이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일을 하면 건강도 좋아진다. 건강한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일이다. 이것에 대한 확신이 ‘노인 일자리 문제 해결의 첫 단추’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내 일자리는 내가 만들어야 한다. 겨울이 올 것을 알면서 준비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져야 한다. 노인이 되기 10년 전에는 노후를 위한 삶을 준비해야 한다. 이는 지금 하고 있는 일의 단절 시점을 알고 있다면, 그 후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대부분 그 준비를 소홀히 한다. 그로 인한 현상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의 몫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느냐?’라고 묻는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없다. 스스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앞으로 노인 세대로 향하는 사람들은 지금부터 일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일을 그만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정부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도 생각을 해야 한다. 만들어 주는 일자리가 아니라, ‘내가 만드는 내 일자리’가 노인 일자리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이것을 창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돈을 버는 수단으로 접근하는 창업이 아니라, ‘내 삶을 아름답게 하는 방식으로의 창업’이 필요하다.

창업은 결국 창업자에게 맞는 일을 찾아 그 일에 몸과 마음을 다하는 것이다. 문제는 자신의 일을 찾는 과정에서 돈이 개입되면,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점을 창업자들은 반드시 알아야 한다. 창업은 ‘일의 시작’을 의미한다. 창업 자체가 일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일의 시작’을 의미한다. 일의 시작이라는 점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아주 오랫동안 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일이 내 일’이어야 한다. 내 일이라는 것은 ‘일의 주인이 바로 나’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일을 찾지 못하면 창업을 하지 않는 것이 올바른 선택이다.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내 일이 아닌 것으로 창업을 한다면 결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온전히 나를 기준으로 일을 선택하고 결정해야 한다. 주변의 시선이나 자신의 욕심 때문에 내 일이 아닌 일로 일을 시작하는 누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초보 시니어 창업자의 경우는 이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내 일을 찾아야 내일(來日)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오래 일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내가 만드는 것이 진정한 창업의 힘이다.

삶의 방식과 환경의 변화를 준비하자. 아무리 좋은 세상이 와도 나라가 내 일자리를 만들어 주지는 못한다. 결국 내가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일자리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삶의 방식과 환경을 바꾸는 결심이 필요하다. 삶의 환경이라는 것은 단순히 주거 환경의 변화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의 변화’를 말한다. 쉽지 않다. 오랜 습관을 바꾼다는 것은 어렵고 두렵다. 하지만 바꾸지 않으면 일자리가 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직장 생활을 하다가 자영업을 한다거나, 도시 생활을 하다가 농촌이나 어촌으로 삶의 터전을 옮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일자리는 생긴다. 일에 대한 개념 그리고 환경 변화에 대한 유연한 사고 등과 같은 문화가 만들어지면, 자연스럽게 노인의 일자리는 만들어진다. 노인일자리는 새로 만들기보다는 기존 일자리의 연장과 세분화가 현실적일 것이다. 이런 식의 노인 일자리 창출은 노인들의 생각이 변화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노인의 일자리 문제는 정부나 사회 그리고 기업이 같이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노인 스스로가 노인이 되기 전부터 곧 노인이 될 자신의 일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이런 점을 교육하고 강조하는 것이 지금의 노인 일자리 문제를 10년 20년 뒤에 지금처럼 고민하지 않는 방법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만들어 주려 하지 말고 스스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해결 방법이라 생각한다.

kykim1963@hanmail.net

김갑용 소장은?

▷(주)이타에프앤씨 대표 ▷한국 열린사이버대학교 디지털비즈니스학과 겸임교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프랜차이즈 수준평가 심사원 (2010~ ) ▷서울시 노인취업훈련센터 자문위원(2011-2013년) ▷프랜차이즈시스템 개발 및 컨설팅 ▷창업 칼럼리스트(머니투데이, 울산매일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