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직지사를 품은 황악산을 오르다

여름 꽃의 상징인 연꽃이 김천 연화지에 가득하다

2021-08-07     이승호 기자

 

직지사를

 

○황악산(黃岳山)은 경부고속도로로 김천을 지날 때마다 겨울에는 흰 눈을 쓰고 여름에는 흰 구름에 덮혀 있는 모습을 보이는 높고 장엄한 산이다. 직지사를 품고 있는 황악산은 충북 영동군 매곡면 어촌리와 상촌면 궁촌리, 경북 대항면 운수리에 걸쳐 있는 산이다. 즉 충북과 경북의 경계이며 이 산 동쪽 사면에 내리는 비는 직지천을 따라 낙동강을 통해 남해로 들어가고 서쪽 사면에 내리는 비는 초강천을 따라 금강을 거쳐 서해바다로 흘려간다. 황악산은 추풍령에서 괘방령을 지나 삼도봉으로 이어지는 큰 산줄기에 있다. 이 산줄기가 백두대간의 남한쪽의 중간지점에 해당된다. 백두대간(白頭大幹)은 우리 민족고유의 지리인식체계이며 백두산에서 시작되어 금강산, 설악산을 거쳐 지리산에 이르는 한반도 산계의 중심이며 총 길이는 약 1,400km에 이른다. 학이 많이 찾아와서 황학산(黃鶴山)이라고도 불리었던 황악산의 주봉은 비로봉(해발 1,111m)이며 백운봉(770m), 신선봉(944m), 운수봉(740m)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산이 만든 경관 좋고 물 맑은 계곡으로는 운수계곡, 내원계곡, 능여계곡이 있으며 그 중 능여계곡이 가장 유명하다.

노송과

 

○경내가 아름다운 황악산 직지사(直指寺)
황악산의 넓은 품안에 있는 김천 직지사(直指寺)는 418년(눌지왕 2)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 하니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된 사찰 중 한 곳이다. 직지사 이름은 아도화상이 선산 도리사(桃李寺)를 창건하고 황악산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쪽에 큰 절이 설 자리가 있다’고 하여 직지사로 불렸다는 설이 있으나 사찰에서는 선종의 가르침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見性成佛)’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에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하다. 이 절은 봉암사, 청암사, 김룡사를 포함하여 56개의 말사와 운수암을 비롯하여 7개의 암자를 거느린 김천, 문경 지역에서 가장 큰 절이다. 절의 규모는 말사와 소속 암자가 많으면 큰 절인것 같다. 예를 들면 조계종에서 가장 큰 사찰인 양산 통도사는 208개의 말사와 19개의 암자를 거느리고 있다.
직지사의 문화재는 보물 제1576호인 대웅전, 보물 제606호인 대웅전 앞 쌍탑- 문경 도천사지 동•서 삼층석탑, 보물 제607호인 비로전 앞 탑-문경도천사지 삼층석탑, 보물 제670호인 대웅전 삼존불탱화, 보물 제319호인 석조여래좌상, 보물 제1186호인 전 구미 강락사지 삼층석탑이 있다.
직지사는 문화재도 눈여겨 볼 만하지만, 오래된 송림과  어우려진 천년의 숲이 보여주는 경관은 어느 곳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정자와

 

○연꽃이 기득한 연화지(蓮花池)
교동에 있는 연화지는 조선 초기에 농업용수관개지로 조성되었던 저수지로 물이 맑고 주위 경관이 좋아 많은 풍류객들이 찾는 명소이다. 김천을 의미하는 삼산이수(三山二水)를 형상화하여 못 가운데에 세 개의 뫼(山) 봉우리를 쌓고 또한 봉황대를 지어 이 정자에서 시를 읊고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1993년 시민휴식공원으로 조성되어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다. 봄이면 벚꽃이 여름이면 수 만 송이의 연꽃이 천상의 세상인 양 화려함을 뽐낸다. 도보로 약 5분 거리에는 김산향교가 있다. 산중턱 급한 경사지를 3단으로 꾸며 조성한 대지 위에 남향으로 앉아 마을을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는 곳에 있다. 고려 말에 창건되었을 것으로 추정하며 여느 향교와 같이 건물은 전학후묘(前學後廟)로 배치되어 있다. 향교가 있는 마을임으로 교동(敎洞)이다.

황악산

 

○황악산 등산 최단코스
황악산 정상 비로봉 가는 길은 신선봉 코스와 내원계곡 코스가 있으나 가장 짧은 코스인 운수암 코스를 선택했다. 직지사 매표소에서 2,500원 입장료를 지불 후 차 한 대가 겨우 다니는 외길로 운수암까지 갔다. 새 단장을 한 듯 반듯한 건물에 앞마다의 장독대에 눈길이 간다.  산줄기가 멀리 내려다 보인다. 주차 후 약 3km라는 표지판을 따라 오른다. 오늘도 날씨는 무척 덥고 모기도 따라 온다. 이 산도 나무 종류는 참나무류가 많다. 괘방령으로 가는  삼거리까지는 급경사의 오르막이다. 물론 등산로는 잘 정비되어 있다. 이후는 크게 힘들지 않다. 정상 가기 약 500m 전에 있는 선유봉(1,045m)은 황악산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자연전망대이다. 김천 시내와 들녘,  경부고속도로가 훤히 보인다. 정상 바로 아래는 큰 나무는 보이지 않고 억새와 숲이 어우러져 고산습지 같다. 옛날에는 아마 밭이 아니었으까. 땀을 비오듯이 흘리며 윙윙거리는 모기와 같이 황악산 정상 비로봉에 도착했다. 늘 가 보고 싶었던 곳이라 감회가 새롭다. 나무 사이로 민주지산과 삼도봉 자락이 보인다. 참 아름다운 산하(山河)다. 운수암으로 하산하여 직지사를 둘려 본 후 귀가했다. 왕복 등산 거리는 약 6.2km였다. 단풍이 곱게 물든 신선한 가을에  한번 더 찾아야겠다.

황악산

 

tip:
•직지사 입장료는 성인 2,500원이다.
•직지문화공원은 직지사 입구에 있다. 조각 작품과 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황악산하야로비공원, 백수문학관도 주위에 있다.
•직지문화공원 밑에 있는 대형주차장 주위는 산채비빔밥을 위시한 식당들이 즐비하다.
•황가네석쇠불고기(054-434-7894): 양질의 단백질과 지방, 머리가 좋아지는 DHA가 많이 함유되어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다는 지례흑돼지는 맛 또한 담백하고 쫄깃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는 김천의 대표음식이다. 지례농협 맞은 편에 있는 이 식당은 넓은 실내와 정갈함이 으뜸이다. 석쇠불고기(국내산) 200g 8천원이다.

직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