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님 일기] (37) 대서료로 받은 계란 2개

공익 직불제 등 갈수록 서류 작성이 많아지는 시골 행정 어르신들만 있어서 이장이 대필해줄 일이 갈수록 많아져

2021-04-07     예윤희 기자
귀한

 

금오 아지매(90)가 공익직불금 서류를 가지고 오면서, 계란 2개를 가지고 오셨다.

집에서 키운 닭들이 낳은 유정란이다.

평소에도 반회보나 볼일로 들리면 소주 한 잔과 계란을 주셔서 보는 앞에서 깨 먹었더니 오늘은 집에까지 가지고 오셨다.

"이장님, 관수가 바빠서 못 와 서류를 그냥 가지고 왔어요."

 

내가 고성이씨 외손이라 누님 항렬이시고, 3남매 중 아래 두 남매를 담임을 맡아 가깝게 지내는 사이다.

집배원으로 정년 퇴직한 작은 아들이 읍내에 살면서 자주 시골집에 들리는데, 아들이 못 와서 서류 작성을 나더러 대신해달라고 가지고 오셨다. 본인 작성이 원칙이지만 멀리 있는 자식들이 올 수없으면 이장이 대신해주어야 할일이다.

어제 오후에 마을에 나가보니 최은자 행복도우미 겸 전 부녀회장님이 계란 한 판을 삶아와 할매들이 나누어 드시고, 인동 아지매가 이장인 나에게 주려고 2개를 남겨 두었다.

어르신들 보시는 앞에서 맛있게 먹었더니 모두들 좋아하신다.

계란 하나도 나누어 먹는 우리마을 대전2리가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