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기자의 포토 에세이] '허수아비 삼 형제'

황금들녘이 그립다

2020-12-21     방종현 기자

허수아비 삼 형제

온몸으로 태풍을 막아내고
비지땀 흘려가며
새 떼 쫓으며 이룬 결실
수확 끝난 빈 들녘에 허수아비 삼 형제가 서 있다

“올해는 유난히 비도 많았지?”
“새 떼들도 너무 자주 왔었어”
“그래 올해는 너무 덥기도 했어”

소임 다한 허수아비 삼 형제 허허로이 서있다
두 팔 벌린 겨드랑이로 매서운 바람이 휘익 지난다.
뼛속까지 시리다

새 떼 쫓던 황금들녘이 그립다.

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