天高馬肥(천고마비)

2020-10-02     신문수 기자

-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다 즉 맑고 풍요한 가을 날씨를 비유하는 말

· 天(천) : 1.하늘,하느님 2.자연 3.임금 天干(천간) 天倫(천륜) 天文(천문) 天罰(천벌) 天心(천심) 天恩(천은) 天子(천자) 天地(천지) 天佑神助(천우신조)

· 高(고) : 1.높다,높아지다 2.비싸다 3.뛰어나다 高價(고가) 高見(고견) 高邁(고매) 高尙(고상) 高手(고수) 高低(고저) 孤高(고고) 崇高(숭고) 最高(최고)

· 馬(마) : 1.말 2.아지랑이 3.산가지 4.크다 馬脚(마각) 馬夫(마부) 馬車(마차) 名馬(명마) 野馬(야마)

· 肥(비) : 1.살이찌다,비만 2.기름지다 3.거름,퇴비 肥甘(비감) 肥大(비대) 肥鈍(비둔) 肥料(비료) 肥滿(비만) 肥沃(비옥) 肥牛(비우) 肥肉(비육) 堆肥(퇴비) 追肥(추비)

옛날 중국은 가끔 흉노라는 북방민족이 변경을 침범하고 혹은 본토까지 침범해왔으므로 역대 왕조가 이를 막기에 항상 골치 썩히고 있었다. 이 흉노는 周(주)에서 秦(진) 漢(한) 六朝(육조)에 걸쳐 약 2천 년 동안 중국의 고뇌의 씨가 된 흉포한 민족이었다. 흉노는 언제나 집단을 이루어 바람과 같이 나타나 인마를 살상하고 재물을 노략질해 갔다. 흉노의 주거는 중국 본토의 북쪽에 펼쳐지는 광대한 초원으로 방목과 수렵이 생업이었다. 봄부터 여름까지 푸른 초원에서 풀을 먹은 말은 가을에는 토실토실하게 살찐다. 이윽고 풀이 마르고 초원에는 매서운 한기를 수반한 겨울이 찾아든다.

그러면 겨울의 식량을 찾아 흉노 들은 삭풍의 바람을 뚫고 따뜻한 남쪽 본토로 밀려 내려왔다. 그리고는 살찐 말을 타고 몰려 와 노략질을 해 갔다. 그러므로 가을이 되면 북방에 사는 사람들은 겁을 먹었다. “또 저 흉노가 습격해 온다. 싸울 준비는 됐는가?” 변경을 경계하는 병사들은 성내로 들어가 활줄을 갈아 매고 활촉과 칼을 갈고 경계를 한층 강화하였다. 말발굽 소리가 밀물같이 들이닥칠 날이 머지않았기 때문이다. 杜甫(두보)의 조부인 杜審言(두심언)은 흉노족을 막기 위해 변방으로 떠나는 친구 蘇味道(소미도)에게 한편의 五言排律(오언배율)을 보냈다.

雲淨妖星落(운정요성낙) 구름은 깨끗한데 요사스러운 별이 떨어지고

秋高塞馬肥(추고새마비) 가을 하늘이 높고 변방의 말도 살이 찌는구나.

馬鞍雄劍動(마안웅검동) 말안장에 의지하여 영웅의 칼을 움직이고

搖筆羽書飛(요필우서비) 붓을 휘두르니 격문이 날아온다.

年初(연초)에 중국 우한에서 感染(감염)된 코로나19 감염병은 지금도 首都圈(수도권) 지역에 계속해서 확산하고 있다. 금 년 여름은 기상관측 사상 가장 긴 장마가 있었고 뒤이어 태풍이 두 차례나 휩쓸고 지나가 막대한 인적 물적 被害(피해)를 입혔다. 그러나 세월은 흘러 어느듯 하늘은 높고 말은 살이 찐다는 天高馬肥(천고마비)의 季節(계절)이다. 오늘은 우리 민족의 최대명절 秋夕(추석)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해 온 가족이 만나 祖上(조상)께 祭祀(제사) 올리고 맛있는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즐기는 추석은 보내지 못할 것 같고 아쉽지만 차분하고 조촐한 추석을 보내야 할 것 같다. 정부는 코로나19 감염병 예방을 위해 고향 방문도 自制(자제)하고 祖上山所(조상산소) 省墓(성묘)도 비대면 방법을 권하고 있다. 금년 추석은 코로나19 防疫(방역)에 온 국민이 적극 同參(동참)하여 이 시국을 하루빨리 벗어나 마스크 없는 日常(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念願(염원)일 것이다.

지루하고 답답한 코로나19 감염병 시국이지만 이 좋은 계절에 잠시 짬을 내어 丹楓(단풍) 구경으로 지친 心身(심신)의 疲勞(피로)를 풀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유명한 전국명산의 단풍 절정 시기를 소개한다. 지리산 10월 12일을 시작으로 설악산 10월 17일, 한라산 10월 22일, 내장산 10월 26일, 팔공산 10월 30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