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쓰는 여자, 김명숙 씨

문학이 좋아 글쓰기가 좋아 문인들이 출간한 작품집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김명숙 씨.

2020-09-26     박미정 기자
김명숙

두류공원(대구시 달서구 성당동)에서 독후감 잘 써 주는 여자로 알려진 김명숙 씨(58•대구시 달서구 대명천로)를 만났다. 

-독후감을 쓰게 된 동기는 무엇인지요. 

◆ 좋은 책을 읽은 후에는 다이돌핀이 쏟아지고, 가슴이 뜨거워 집니다. 내 마음속에 깊이 들어 온 작가가 고마워서 그 감흥으로 독후감을 쓰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문학 카페에 '바람꽃의 수다상'이란 글도 올린다고 들었는데요. 

◆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일기쓰기는 최고의 행복이었어요. 관찰일기를 강제로 쓰게 한 5학년 담임 선생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밥 먹는 것과 같이 매일 일기를 썼고, 결혼 후에는 각종 문학단체에서 활동을 했습니다. 특히 전국편지마을 회원이 되어 자필로 편지를 전국으로 보내다가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여러 문학 카페의 요청으로 '바람꽃의 수다상'을 20년 째 쓰고 있습니다. 김영숙의 가요앨범, 전국편지마을, 영남문학예술인협회, 에세이 아카데미 문학회 등 10개의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립니다. '바람꽃의 수다상'이란 명칭은 대구문인협회 전 회장인 장호병 수필가가 주신 겁니다. 

-지금까지 독후감과 수다상을 몇 편 정도 쓰셨나요?

◆ 독후감은 약 1만 편, 수다상은 약  2만 편 입니다.  

-독후감과 수다상을 쓰면서 보람된 일은 무엇인지요? 

◆ 제가 쓴  독후감이 작가들에게 좋은 글을 쓰고 싶게 하는 부채질 역할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또 '바람꽃의 수다상'은 나의 소소한 일상과 남의 선행을 혼자 누리지 않고 공유하다 보니, 각박한 삶 속에서  우울하거나 용기가 부족했던 독자들이 살맛과 기운을 얻는다고 합니다. 그런 휴대폰 문자나 인터넷 댓글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낍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요.

◆작가들의 다양한 장르의 작품집 독후감을 계속 쓰고 싶습니다. 계기가 된다면 제가 독후감을 써 준 문인들과 '바람꽃의 수다상' 독자들을 두류야구장에 초대하여 잔치를 하고 싶습니다. 

-주위에서 등단을 하라는 권유에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 글쓰기는 저의 평범한 일상입니다. 등단을 하지 않는다고 글쓰기를 멀리 할 일도 아니니, 지금 이대로가 좋습니다. 등단을 하고도 글을 쓰지 않는 작가도 많으니까요. 

초등학교 입학하던 날, 받아 온 국어책이 너무 좋아 닳도록 읽었고, 첫 받아쓰기 시험에서 백점을 맞아 할아버지와 담임 선생님이 안아주셨다는 김명숙 씨. 등단은 하지 않았지만 어쩌면 이 시대의 진정한 문학인이 아닐까. 김 씨는 각종 문학 공모전과 방송국 프로그램 백일장에 참가하여 다수의 수상 경력이 있다. 현재 어르신들의 가려운 심신을 긁어주는 요양보호사로 근무 중이다.

독후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