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 빼어난 암릉미를 자랑, 거창 우두산을 오르다

우두산의 상징, 의상봉을 오르다!

2020-09-18     이승호 기자

 

우두산의

백두산 천지를 닮은 거창 가조의 아름다움에 반하여 미녀봉에 이어 장군봉까지 올랐다. 임신한 미녀를 사랑하지만 먼 발치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가여운 '장군'이다. 장군봉은 우두산의 여러 봉우리 중 한 봉우리이다. 가조 들녘 동쪽에는 미녀봉(문재산)이 있고, 서쪽에는 우두산이 있다. 소 머리를 닮아서 소우(牛), 머리 두(頭)자를 쓴다. 바로 옆에 있는 가야산 정상도 우두봉이다. 이 산은 경관이 너무 아름답고 빼어나 이백의 '산중문답'의 한 구절을 따 별유산(別有山)이라고도 부른다. 인간 세상이 아닌,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별천지를 뜻하는 '별유천지비인간(別有天地非人間)'의 첫머리를 딴 별칭이다.

의상봉

의상봉(義湘峰. 1,038m)은 신라 문무왕 때 의상대사가 여기서 참선을 했다고 의상봉이라 이름하였다. 우두산의 주봉은 의상봉보다 8m가 더 높은 상봉(1,046m)이지만, 우두산을 상징하는 봉우리는 의상봉이다. 인접한 가야산의 칠불봉(1,433m)이 우두봉(1,430m) 보다 3m가 더 높지만 우두봉이 더 유명한 것과 비슷하다. 두 봉우리 모양은 소머리처럼 보이며, 커다란 암봉이 하늘로 힘차게 솟구쳐 있다. 솟아오른 커다란 돌덩어리도 경외롭고 경관 자체도 뛰어나다. 무서울 만큼 높고 급경사의 철계단을 몇 구비 오르면 정상이다.

가야산, 덕유산, 지리산, 기백산 등이 보이는 바위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아! 우리나라 산하(山河)가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줄 새삼 또 느낀다. 그래서 우두산을 상징하는 봉우리로 자리매김했을 것이다. 상봉에서는 주위 높은 잡목들 때문에 시야가 보이지 잘 않는다. 의상봉 밑에는 고견사가 있다. 높이 80m 되는 가정산 폭포, 최치원이 심었다는 은행나무, 의상대사가 쌀을 얻었다는 쌀굴이 볼거리이다. 고견사 전체를 볼 수있는 사성암 뒤편 바위에 앙증맞게 새겨진 고견사석불도 가 보길 권한다.

장군봉에서

장군봉

장군봉(956m)은 의상봉에서부터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여러 봉우리의 암릉과 지남산(1018봉)을 지나 약 3km 지점에 있다. 거창군의 가조면 사병리와 가북면 우혜리 사이에 위치한 장군봉은 우두산에서 남동쪽으로 이어진 산줄기 끝에 위치하고 있다. '거창군사'에 의하면 '장군재'는 가조 분지의 진산으로 옛 이름은 '바위문채가 아름답다'는 뜻을 지닌 '탕산(碭山)'이라고도 한다. 옛날 장군과 관련된 전설로 '장군봉'이라 불리운다. 장군봉은 금부처가 출토된 절터, 가야고분군, 권심대, 암수바위, 당집 등이 산자락에 안겨 있는 문화·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봉우리이다.

산 높이로 보면 우두산에 속하는 상봉(1,046m), 의상봉(1,038m), 지남산(1,018m) 중 가장 낮은 봉우리에 불과하다. 그러나 바위와 암산으로 이루어진 산세가 예사롭지 않으며, 황금빛으로 물드는 가조 들판과 동맥처럼 보이는 가천천, 병풍처럼 둘러친 비계산, 오두산, 미녀봉, 박유산, 보해산이 보이고 멀리는 비슬산이 아스라히 보인다. 한 폭의 그림처럼 한눈에 보이는 조망은 높은 산 못지않다.

정상에는 표지석이 보이지 않는다. 거창군에서 근래에 세운 장군봉, 장군상, 정상석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결국 정상석은 산 아래 낭떠러지에서 발견되었지만, 재활용이 불가할 정도로 파손되었다고 한다. 장군봉에서 약 0.8km 아래에는 주발을 엎어놓은 듯한 형상의 바리봉(800m)이 있다. '바리' 명칭의 유래는 '바리공주' 설화와 관련있다고도 하고, 불가의 발우와 비슷해서라고도 한다. 급경사 철계단을 오르면 확 트인 시야에 속이 후련하다. 바리봉 표지석은 최근 만들었는지 바리봉 자연석과 어울리지 않은 부조화가 어색하기 그지없다.

스님의

○등산코스

고견사 주차장(거창항노화힐링랜드) 출발→고견폭포→고견사→의상봉→상봉→지남산→장군봉→바리봉→주차장(총 거리 8.8km, 소요시간 8시간). 등산코스 난이도는 상급이다. 힘든 여정이었지만 소나무가 많아서 알싸한 솔향이 좋았고 온몸이 파김치가 되었지만, 마음은 한없이 편하다. 

고견폭포를

tip:

거창항노화힐링랜드 새로운 명소인 Y자형 출렁다리는 주차장에서 약 600m 계곡 위에 설치되어 있다. 길이 110m(각각 45m, 40m, 24m)로 지주대 없이 세 봉우리를 와이어로 연결해놨다. 주변에는 출렁다리와 연계한 데크로드가 설치되어 있다. 깊은 계곡과 어우러진 풍광이 신비로운 힐링공간이다. 코로나19로 개통은 9~10월 경 할 예정이라고 한다.

•주차료와 입장료는 없다. 거칭항노화힐링랜드가 개장하면 유료화한다고 한다. 등산만 할 계획이라면 개장 전에 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