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를 다시 톺아보다

대구 문인들의 소재 발굴 답사

2020-05-22     김황태 기자

대구 문인들의 글쓰기 소재 발굴 모임의 5차 답사가 5월 16일 열렸다. 집합 장소는 지하철 1호선 대구역 4번 출구 대구역과 롯데백화점 뒤편 광장이었다. 대구에서 40여 년을 넘게 살았지만 처음 보는 바위들이 시선을 끈다. 칠성바위이다. 조선 정조 때 경상감사 이태영이 꿈을 꾸었다. 북두칠성이 북문 밖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 일곱 아들의 이름을 일곱 개의 바위 돌에 새겨 복을 빌었다는 데서 유래한 바위란다. 지금도 아들을 얻기 위한 기도처로 주목을 받고 있다. 칠성시장이 있는 칠성동의 지명도 여기서 유래되었다고 하니 유의미한 바위이다. 

칠성바위
칠성바위
경상감사

바로 인근에는 쌍용그룹의 출발점이 된 고 김성곤 회장의 비누공장 삼공유지 발상터가 있다.

쌍용그룹

대구 콘서트하우스 앞으로 이동하는 지하도로 옆에 조성된 골동품상이 눈길을 끈다. 

대구역

한국 최초의 시민운동인 국채보상운동 기념비를 둘러보았다. 기념비 뒤쪽에 새겨진 찬사가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겨레 바탕 뛰어 나나/ 갈기갈기 갈라지자/ 힘 모자라 억울하고/ 가난하여 서럽더라/ 이웃이라 도우는 척/ 덮어 씌운 빚덩어리/ 벗어보자 휏불 든 곳/ 우리 대구 여기더라/ 삼천리 방방곡곡/ 남녀노소 가슴 가슴/ 그 불길 활활 타서/ 광복으로 이어졌네.’ 

국채보상

여기서 도로를 건너면 수제화 골목이 나온다. 대구 중구 근대로의 여행 골목투어 현수막이 눈에 띈다. 구 대구역사의 정경이 추억답다. 

대구

북성로 수제화 골목에는 꽃자리 다방이 있다. 건물 2층에서 현재도 영업한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이하 생략)’

구상 시인의 시 꽃자리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이곳은 구상 시인의 출판기념회가 열린 대구 문인들의 아지트였다. 인근에 있는 이육사 작은 문학관은 코로나의 영향인지 문이 굳게 닫혀 있다.

구상시인의

일본 가옥을 개조하여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 박현수 교수가 만든 곳이다. 이육사와 관련된 자료가 모여 있다고 한다.

경상감영공원은 우리 모두에게 잘 알려져 있지만 유심히 살펴보면 역사가 숨 쉬는 아늑한 휴식공간이다. 경상감영의 관찰사가 집무하던 선화당과 관찰사 처소인 징청각이며 비가 있는 지점부터 말에서 내려 출입하라는 표석 ‘절도사이하개하마비’를 볼 수 있다.

경상감영공원의

대구선화당 측우대 본품은 인천의 관측소로 옮겨지고 지금은 그 모형이 있다.

경상감영공원의

 

경상감영공원

여러 곳에 산재한 비를 모아 놓은 선정비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하고 있다. 비석을 보고 선정을 칭송하기도 하지만 풍우에 마모되고 돌이 던져질 수도 있으니 비석을 세우기보다는 선정이 역사로 구전되어 평가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해본다. 바로 인근에 있는 근대 역사관과 대구 문학관도 볼 것이 많은데 코로나의 영향으로 휴관되어 아쉬움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