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화석, 청도 대전리 은행나무

문화적·생물학적 자료 가치가 높아 1982년 11월 4일 천연기념물 제301호로 지정해 보호, 살아 있는 화석이라 할 만큼 오래된 나무로 공손수(公孫樹)라고 불림 우리나라 은행나무 중 가장 오래된 1,300년으로 추정.

2019-11-15     장희자 기자

은행나무는 살아 있는 화석이라 할 만큼 오래된 나무로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지에 분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중국에서 유교와 불교가 전해질 때 같이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을 단풍이 매우 아름답고, 병충해가 없으며, 넓고 짙은 그늘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어 정자나무 또는 가로수로도 많이 심는다. 다른 나무에 비해 수명이 매우 길며, 재래종의 경우 수령 25∼30년부터 결실이 되는 장기수로서 당대에 심으면 손자 대에 열매를 본다고 해서 공손수(公孫樹)라고 불려 왔다.

청도 IC에서 서쪽인 창녕 방향으로 국도 20호선을 따라 약 12㎞쯤 가면 이서 삼거리가 나오고, 북쪽인 대전리 방향으로 일반 도로를 따라 약 1.7㎞ 가면 하대전이 있다. 거기서 약 500m 정도 더 직진하면 대전리 마을 한가운데에 거대한 은행나무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오래된 노거수로서 오랜 세월 동안 마을 한 가운데에서 정자나무 역할을 했다. 또한 오랜 옛날 조상대 부터 관심과 보살핌을 받아 온 나무로 문화적·생물학적 자료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 제301호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청도 대전리 은행나무의 수령은 400년 정도 된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 은행나무 중 가장 오래된 1,300년으로 추정되기도 한다. 나무의 높이는 30m, 가슴 높이 둘레는 8.8m, 뿌리 근처 둘레가 10.5m의 수나무이다. 가지의 길이는 동쪽 14m, 서쪽 13.2m, 남쪽 11m, 북쪽 13m이다.

마을 한가운데에서 자라며 나무 밑은 통로가 되고 있다. 거대한 줄기에는 가지가 잘려 나간 부분에 혹이 많이 발생했는데, 빈 굴이 형성되지는 않았다. 움이 무성하게 자라 원줄기를 둘러싸고 수세가 왕성하고, 나무둥치가 용트림하듯 감겨 올라간 웅장한 모습을 하고 있다.

청도 대전리 은행나무에는 세 가지 전설이 전해진다. 신라 때 지나가던 한 도사가 우물을 보고 물을 마시려다 빠져 죽은 후 우물에서 은행나무가 자라났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한 이 마을을 지나던 한 부인이 우물물을 마시려다 빠져 죽었는데, 그 여인이 주머니에 갖고 다니던 은행 알이 싹터 나무가 자라는 동안 우물은 없어지고 은행나무만 살아남았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또 하나는 신라 말, 지방 행정 구역 변경 때 경계수(境界樹)로 심은 것이라고 하여 수령을 1,300년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이 마을에는 의흥 예씨(義興芮氏) 후예들이 살고 있는데, 은행나무의 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다음 해의 풍흉을 점친다. 잎이 한꺼번에 조용히 떨어지면 풍년이 들고, 시름시름 떨어지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1982년 11월 4일 천연기념물 제301호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나무 아래에는 천연기념물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있고, 보호 구역을 340㎡로 지정해 돌을 두르고 목책으로 감싸고 있다.

주변에는 마을 사람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정자가 있고, 휴식용 의자를 마련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