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꽃 조화 그리고 꽃무릇

꽃무릇 심겨졌던 자리에 설치한 (퇴색된 조화의 몰골) 바로 이자리에 처음에는 꽃무릇이 심어졌다가 캐내고 바로 이렇게 보기 싫게 죽은 조화로 바꾸어졌다. 이건 아니지?

2019-09-16     김외남 기자

꽃무릇이 빨갛게 피는 계절 9월이다.

꽃무릇과 상사화는 잎과 꽃이 서로 만나지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상사화는 한국이 원산지이고 꽃대가 굵고 길다. 봄에 잎이 지고 한참 후에  쑥쑥 올라오며 향도 진하고 참 좋다. 꽃무릇 원산지는 일본이고 9월에 꽃이 피고 진 자리에 일자형의 짙은 잎사귀가 빽빽히 자라 겨울에도 죽지 않고 푸르름을 자랑한다. 꽃무릇하면 선운사의 꽃무릇과 전남 영광군에 있는 불갑산 불갑사의 꽃무릇 군락이 떠오른다. 전남 영광군 불갑사로 가는 도로 화단에도 빨간 물감을 쏟은 듯 빨갛다. 꽃피는 계절에는 등산객을 실은 관광버스도 불갑사 꽃무릇을 관광하러 커다란 관광버스가  주차장에 빽빽하다. 년 전 불갑사 꽃무릇 촬영을 다녀와서 영광군이 주최하는 꽃무릇 문학 공모전에 원고를 보내서 우편으로 수상소식을 전해들었다. 작은 상금이지만 모임에 협찬금으로 낸 적이 있다. 꽃무릇은 번식력도 좋지만 여타 꽃들이 다 지려는계절에 화려하게 피어나는 특징이 있다. 꽃이 지고나면 그 자리에 진초록 길죽한 곧은 잎들이 무성하게 자라나서 겨울에도 푸른 빛을 잃지않고 마른 화단을 싱싱하게 장식한다. 흡사 보리밭 같이. 건조하고 삭막한 겨울에도 추운 눈보라 속에서도 파랗게 자라서 이듬해 다른 꽃나무들이 한창일 때 교대하듯이 죽은 듯이 누렇게 사그러진다. 깨끗이 잘라내고 나면 아무 것도 없었다는 듯이 맨땅이다가 그러다가 요즘 초가을 9월이 되면 상사화보다는 가늘게 꽃대를 빽빽하게 쑥쑥 뻗어올려 화려한 꽃밭을 만든다. 한참 지난 얘기지만 수성구청에다 꽃무릇을 범어공원 뒷산에 심자고 제의했다. 그래서 바로 빠르게 꽃무릇 동산이 될것 이고 대구시민 누구라도 다 한번씩 와 보는 명소가 될것 이라고 제안했더니 예산이 없어 못한다고 했다. 바로 요즘은 동대구로 히말라야시다 키 큰 나무가 즐비한 도로 화단가에 꽃무릇이 한 줄로 이어져서 심어져 있다. 꽃무릇은 생명력과 번식력도 강하여  메마른 도로 화단도 금방 풍성한 푸름으로 만들어질 것임을 자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