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반려동물이 주는 교훈
(22) 반려동물이 주는 교훈
  • 조신호 기자
  • 승인 2019.07.15 09: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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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은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잘 관찰하면서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이치를 자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일찍이 공자는 세 사람이 함께 가면, 그 중에 한 사람은 나의 스승이라고 했다.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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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서울에 사는 분이 먼치킨(munhikin) 나폴레옹 고양이 한 마리를 분양 했다고 사진을 보내왔다. 몸통이 길고 다리가 짧은 동장단족(胴長短足)이 특징이라는 먼치킨 나폴레옹의 눈매가 아주 귀여웠다. 생후 3개월 아기 고양이 분양가격이 100만원 정도 라고 해서 현실 감각을 키우는 공부가 되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자료에 의하면, 2017년 기준으로 전국 1,952만 가구 중 29.4%인 574만 가정에서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반려동물을 가진 인구수는 약 1,481만 명으로 집계 되었고, 반려견(犬)이 632만 마리, 반려묘(猫,고양이)는 243만 마리라고 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 1,500만 명 시대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2014년 1월 1일부터 동물등록제가 시행됨에 따라, 그전까지 ‘애완동물’이라 하던 것을 ‘반려동물’로 그 명칭이 달라졌다.

이러한 변화는 1983년 10월 27일부터 이틀 동안, 오스트리아 빈에서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the human-pet relationship)를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이 열렸다. 오스트리아 과학아카데미가 주최한 이 학술행사에서 개, 고양이, 새 등은 물론 승마용 말까지 포함하여 그들의 가치를 재인식하면서 ‘애완동물’이라던 종전의 명칭을 ‘반려동물’로 개칭하는 선언이 채택되었다. 이 결정은 1973년에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오스트리아 동물 행동학자 콘라트 로렌츠(Konrad Lorenz, 1903∼1989) 박사의 80세 탄생일을 맞이하여 그의 업적을 기념하면서 이루어졌다고 했다. ‘반려동물’은 단순한 장남감 같은 것이 아니라, 사람과 같은 친구(friend)이며 인생의 동반자(companion) 라는 뜻이다.

사회가 고도로 발달되고 물질이 풍요로워지면서 사람의 마음이 점점 자기중심적으로 고갈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은 항상 천성 그대로 순수하며 변함이 없다. 반려동물들은 재산, 지위, 학식 등을 자랑하지 않고, 사상이나 이념으로 상대방을 판단하지 않는다. 늘 정겹게 다가와서 애정을 나누려고 할 뿐이다. 기다리고 반겨주면서 만남과 공존의 기쁨을 함께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들과 삶을 공유하면서 상실되어가는 인간본연의 성정(性情)을 되찾으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여러 가지 인간관계에서 생긴 마음의 상처를 반려동물에게 정서적으로 의지하면서 위로를 받고 있다. 사람이 동물을 보호하며 기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동물이 사람을 받아들여 보살피며 마음을 쓰다듬어 주고 있는 셈이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인구가 증가하고 이 분야의 산업도 발달하고 있다. 평생 반려자인 배우자도 잘 해내지 못하는 위로와 치유를 반려동물들에게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도 일어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19.7.1.일부터 한 달 동안 반려동물 자진신고 기간을 운영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현재 주택, 준주택 또는 이외의 장소에서 반려의 목적으로 기르는 3개월 이상 개는 내장칩, 외장칩, 그리고 인식표 중 한 가지로 반드시 동물등록을 해야 한다. 이 기간 안에 반려동물을 등록하거나 등록된 반려동물의 변경 정보를 신고하면 과태료 벌칙이 면제된다. 그러나 이 기간 안에 반려동물 등록을 하지 않을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고, 변경신고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5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자진신고 기간 이후인 9월부터는 시·군·구 별로 반려동물 미등록자, 정보변경 미신고자를 집중 단속한다. 이 모든 것이 반려동물에 대한 인간의 잘못을 사전에 방지하려는 노력이다.

반려동물의 변함없는 사랑은 말 없는 행동이다. 사람들은 오염된 말과 그릇된 행동 때문에서 동물보다 못한 존재가 되기 쉽다. 그 근원은 바로 탐욕이다. 남보다 더 가지고, 더 억누르며 지배하려는 욕심이 말을 혼탁 시키고, 나쁜 행동으로 나타나면서 크고 작은 불행을 자초한다. 우리 사람들은 반려동물에게 의지하여 위로 받는 동시에, 그들의 무언(無言)과 행동의 진실함을 통해서 무언가 배워야 할 것이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들은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잘 관찰하면서 사람다운 사람이 되는 이치를 자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일찍이 공자는 세 사람이 함께 가면, 그 중에 한 사람은 나의 스승이라고 했다. (*)